[美 대선 D-60] 경합주 판세 따라 승패 갈려
한국을 포함한 많은 나라는 대통령을 선출할 때 ‘1인 1표’의 원리가 작동되는 직선제를 채택하고 있다. 반면 미국 대선은 직선제와 간선제를 혼합한 독특한 구조로 승패가 결정된다.
미 50개 주와 수도 워싱턴에는 인구 비례에 따라 배정된 고유의 대통령 선거인단이 있다. 11월 5일 대선 때 해당 지역의 주민들은 두 대선 후보 중 한 명에게 투표한다. 이후 더 많은 표를 얻은 후보가 그 주에 배정된 선거인단을 모두 가져간다. 이른바 ‘승자 독식제’를 통해 전체 선거인단 538명의 과반(270명)을 얻는 사람이 백악관의 주인이 된다.
50개 주 중 네브래스카와 메인주를 제외한 나머지 48개 주는 ‘순수’ 승자독식제를 채택하고 있다. 반면 두 주는 득표율에 따라 자신들에게 배정된 선거인단을 두 후보에게 모두 배분한다.
실제 주별 최대 선거인단(54명)이 걸린 캘리포니아주에서는 1992년 이후 모든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가 승리했다. 그 다음으로 선거인단이 많은 텍사스주(40명)는 1980년 이후 줄곧 공화당 후보가 승리했다. 이번 대선의 지지율 조사에서도 캘리포니아주에선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텍사스주에선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의 강세가 뚜렷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대선의 6개 경합주 중에서도 펜실베이니아주와 조지아주가 더욱 중요하게 꼽히는 것 역시 두 주에 할당된 선거인단이 각각 19명, 16명으로 다른 경합주보다 많기 때문이다. 또 해리스 후보와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 역시 두 주에서 초박빙 상태다. 미시간(15명), 애리조나(11명), 위스콘신(10명), 네바다(6명) 등 나머지 4개 경합주의 선거인단은 펜실베이니아주와 조지아주보다 적다.
특히 펜실베이니아주는 전통적으로 민주당 텃밭이지만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가 승리하며 그의 백악관행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2020년 대선에서는 이곳이 고향인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겼지만 이번 대선의 판세는 오리무중이다.
한때 공화당 텃밭으로 꼽혔던 조지아주도 2020년 대선 당시 재검표까지 가는 소동 끝에 바이든 대통령이 차지했다. 또 전통적으로는 공화당이 강세였지만 전체 인구 중 흑인 비율이 31%로 다른 주보다 높은 편이어서 최근 민주당도 많은 공을 들여 왔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