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교섭단체 대표 연설 “李, 수사-재판 개인 차원 대응하라”… 종부세 공제기준 “15억으로 상향” 野 “尹, 김건희 방탄부터 하지말라”… 우원식 당부에도 40차례 고성-반발
추경호, 연설 마친 뒤 동료 의원들과 인사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가운데)가 5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마친 뒤 국민의힘 동료 의원들로부터 격려 인사를 받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가 5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겨냥해 “민주당이 방탄 정당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놓아 달라”며 “그것만이 우리 정치와 국회가 정쟁에서 벗어나 정상화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을 향해선 “거대 야당의 힘 자랑과 입법 폭주로 정치는 실종되고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윤석열, 김건희 방탄부터 하지 말라” 등 고성을 지르며 반발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협치가 안 되는 이유로 이 대표 이야기를 하는데, 누가 이렇게 탄압하고 검찰을 이용해 협치를 깨는지 한번 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이날 추 원내대표가 약 51분간 연설을 하는 동안 여당에선 40차례 박수와 환호가 나왔고 야당에선 40차례 고성과 반발이 터져 나오는 등 여야가 극명하게 대립했다.
● “李, 사법 리스크 개인 대응 결단하라”
추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계엄령 준비’ 주장에 대해서는 “황당무계한 허위 정보까지 만들어 퍼뜨리고 있다”며 “탄핵을 한다면 이런 거짓 괴담으로 대한민국을 혼란과 분열로 몰아넣는 이런 세력들을 탄핵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또 민주당이 ‘독도 지우기’ ‘일본 자위대 한반도 진주’ 의혹 등을 제기한 데 대해 “상대를 친일로 낙인찍고 편을 갈라서 정치적 이득을 얻으려는 낡은 선동정치, 이제 제발 그만두라”고 꼬집었다.
이날 연설문에는 개혁과 민생, 미래가 각각 28번, 22번, 13번 등장했다. 추 원내대표는 “민생 법안 논의를 위한 ‘여야정 협의체’를 하루빨리 구성하자”며 “‘민생 입법 패스트트랙’도 도입하자”고 했다. 또 “막말과 폭언, 인신공격, 근거 없는 비방, 정쟁을 겨냥한 위헌적인 법률 발의를 하는 나쁜 의원을 강하게 제재하자”며 ‘국회의원 윤리실천법’ 제정도 주장했다.
추 원내대표는 종합부동산세 완화와 관련해 “1가구 1주택에 대한 공제를 현행 12억 원에서 15억 원 이상으로 조정하고 다주택자 중과 제도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22대 국회에서 여당 지도부가 종부세 기준을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또 “상속세 완화를 부의 대물림으로 보는 것은 낡은 프레임”이라며 상속세 최고 세율 하향 등도 말했다.
● 野 “연설 수준 너무 낮다”
박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국정 운영의 전반적 책임을 지고 있는 여당이 야당의 입법 독주로 민생과 나라가 어렵다고 이야기하는 건 책임 있는 여당 대표의 말이 아니다”며 “그런 부분 때문에 야당 의원들의 비난과 야유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툭하면 ‘이재명 탓’ 하면서 극한적인 책임 회피에 몰두하고 있다”며 “비방과 자화자찬으로 점철된 ‘나쁜 연설’의 전형”이라고 했다.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