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에 들어갈 칩에 ‘메이드 인 아메리카’가 찍히게 됐다.”
2022년 12월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 TSMC 1공장 장비 반입식에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같이 말했다. 쿡 CEO를 비롯해 조 바이든 대통령, 장중머우(張忠謀·모리스 창) TSMC 창업자 등이 샴페인 잔을 부딪친 이날 행사는 미국과 대만의 ‘반도체 동맹’의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하지만 2020년 1공장 투자를 처음 밝힌 TSMC는 아직 미국에서 1개의 반도체도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
TSMC는 2020년 총 650억 달러(약 86조9000억 원)를 투입해 피닉스에 반도체 공장 3기를 건설 중이다. 1공장의 생산 시기는 2024년에서 2025년 상반기로 미룬다고 최근 밝혔다. 또 2공장은 2026년에서 2028년으로 연기됐다. 3일 대만 경제일보 등에 따르면 3공장도 2029년 말에나 생산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원호 국립외교원 교수는 “TSMC는 (미국보다는) 대만에서 반도체 생산을 하려는 의지가 강한 편이었다”며 “(미국의 차기 대통령 당선인으로부터) 추가적인 보조금이나 지원을 받고자 하는 전략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