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민주당 “연금 더 내고 덜 받게 돼… 자동조정 도입땐 삭감 심화”

입력 | 2024-09-06 03:00:00

국민연금 개혁 정부안 반대 공식화
“소득대체율 낮춰 수급액 줄어들어”
국회 넘어온 개혁안 처리 난항 예고
韓 “정기국회서 모수개혁 끝내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주민 의원(왼쪽에서 두 번째)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복지위 위원들이 5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전날 발표한 연금개혁안에 대해 “사실상 모두의 연금액을 줄이고 노후 소득 보장을 불안하게 만드는 안”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5일 정부의 연금개혁안에 대해 “사실상 모두의 연금액을 줄이고 노후 소득 보장을 불안하게 만드는 안”이라며 반대 입장을 공식화했다. 민주당은 정부안의 핵심인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42%’와 ‘재정자동안정화장치’ 도입, 세대별 보험료 인상 속도 차등안 등에 대해 모두 반대 입장을 냈다. 국회 과반 의석을 지닌 민주당이 정부안에 대해 공식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국회로 넘어온 연금개혁안 처리에 난항이 예상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안은) 연금 보험료는 올리고, 연금 수급액은 깎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이날 당 회의에서 “‘더 내고 더 받으라’는 지난 국회 연금개혁 공론화 결과를 거부하고 그와는 정반대로 ‘더 내고 덜 받으라’는 안으로 국민적 합의를 역행했다”며 “보장성 강화보다 재정 안정화에 치중해 국민 부담과 희생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민주당 “소득대체율 더 높여야”

민주당은 정부의 연금개혁안 중 특히 ‘소득대체율’이 21대 국회 막판 여야 논의안인 44%보다 2%포인트 낮아진 42%가 된 것에 대해 소득 대비 받는 연금 수령액 비율이 더 낮아져 국민연금 본연의 취지를 훼손했다는 것. 민주당 복지위 소속 의원들은 “연금 평균 가입 기간(22년) 동안 가입한 평균 소득자가 소득대체율 40%를 적용하면 월평균 66만 원을 받는다”며 “정부안인 소득대체율 42%를 적용하면 69만3000원으로 결론적으로 3만3000원 인상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들은 “신규 세원 확보와 국고 투입 등 국가 재정 역할을 확대해 소득대체율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정부가 법 개정이나 정부 조치 없이도 경제 상황에 따라 보험료율(내는 돈)과 소득대체율(받는 돈)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재정자동안정화장치를 도입하려는 것에 대해서는 “연금 삭감을 심화하는 장치”라고 반대하는 입장이다. 민주당 복지위원들은 기자회견에서 “정부안 중 가장 위험한 부분”이라며 “(경제 상황에 따라 수급액을) 더 깎으면 노후 대비에 턱없이 부족한 ‘용돈연금’으로 전락한다. 특히 청년 세대로 갈수록 연금 삭감이 커질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청년층은 천천히, 중장년층은 빠르게’ 보험료율을 인상하기로 한 세대별 보험료 인상 속도 차등안에 대해서도 소득·재산과 상관없이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 더 내게 함으로써 ‘능력 비례 원칙’에 맞지 않는 세대 간 갈라치기”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중장년 세대는 기업의 보험료 납부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고용 불안을 낳을 수 있다”고 했다.

다만 당내 일각에서는 연금개혁안 전체를 반대하는 모양새가 자칫 ‘정부 발목 잡기’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정부안 전체를 다 부정하기에는 연금 개혁을 받아야 한다는 당내 의견도 만만치 않다”며 “일정 부분은 받아들여 대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 韓 “올해 정기국회서 모수개혁 끝내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이날 “이번 정기국회가 골든타임”이라며 “이번 정기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에서 모수개혁부터 확실히 논의를 완료해야 한다. (그래야) 22대 국회에서 구조개혁까지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연금특위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밖에서 욕만 하지 말고 하루빨리 국회 차원의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고 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