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위치한 5성급 호텔 10곳 중 9곳이 홈페이지 객실 검색 첫 화면에 세금 등을 제외한 금액을 표시한 뒤 결제 단계 화면에서 높은 금액을 나타내는 ‘눈속임 설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액수 차이는 10~21%로, 서울시는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에서 첫 화면만 보고 바로 결제하면 예상보다 큰 금액을 지불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시는 서울 소재 5성급 호텔 27곳의 홈페이지를 대상으로 다크 패턴(눈속임 설계) 가격 표시 여부를 조사해 6일 발표했다. 27곳 가운데 객실 상품 검색 첫 화면에서부터 최종 가격으로 표시한 곳은 3곳(11.1%)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첫 화면에서 세금 및 기타 비용을 제외한 금액을 표시하고 결제가 진행됨에 따라 세금 및 기타 비용을 포함한 금액을 나타내는 ‘순차 공개 가격 책정’ 방식을 썼다. 초기 표시 가격과 최종 가격의 차이는 10~21%로 파악됐다.
시 관계자는 “‘순차 공개 가격 책정’이 적용된 온라인 사이트는 소비자가 실제 결제할 가격을 처음에 알 수 없어 정확히 어떤 상품이 더 저렴한지 알 수 없게 된다”며 “다른 상품과의 비교를 위해 불필요한 시간과 노력을 투입해야 한다”고 했다.
김경미 서울시 공정경제과장은 “2025년 2월 전자상거래법 개정안 시행에 앞서 이번 실태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홈페이지에서 정확한 가격 표시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호텔 운영 사업자들을 독려하는 한편, 미흡한 사업자 정보 표시에 대해서는 전자상거래법에 따라 시정 권고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법 시행에 맞춰 온라인 소비자 보호에 힘쓰겠다”로 밝혔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