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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응급실 뺑뺑이’ 영상 틀며 “장·차관 문책하고 尹 사과하라”

입력 | 2024-09-06 11:46:00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 발언하고 있다. 2024.9.6/뉴스1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6일 정부를 향해 응급의료 공백 사태를 해결할 근본적인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윤석열 대통령에게는 대국민 사과와 보건복지부 장·차관 문책을 요구하는 등 공세 수위를 높였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사례를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응급실 11곳에서 거부를 당해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2살 여아 등 의료 공백으로 인한 안타까운 피해 사례가 담겼다. 이 대표는 “국민들 보시라는 게 아니라 용산에서 좀 보라고 보여드린 것”이라며 “특히 복지부 장·차관 국무총리가 봐야할 영상이다. 뉴스를 안 보신 거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앞서 조규홍 복지부장관은 지난 2일 SBS라디오에서 “응급실 운영에 어려움은 있지만 진료 유지는 가능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최근 논란이 된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의 발언을 비판하기도 했다. 박 차관은 지난 4일 MBC라디오에서 “본인이 전화해서 알아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하는 것 자체가 사실은 경증”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 “전화를 못 할 정도면 죽는 거 아니냐”며 “결론은 ‘이래하나 저래하나 결국 죽어야 한다’ ‘응급환자는 없다’는 뜻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대한민국 21세기에 국민 안전을 책임지는 고위관료가 이렇게 말했다는 게 정말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복지부 장·차관 문책을 요구했다. 윤 대통령을 향해선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의사·국민·전 정부·야당 탓 할 게 아니라 스스로 책임지는 것이 권력”이라며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게 국가의 제1책임인데 그 책임을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의료 개혁은 필요성과 정당성이 있었지만 (과정이) 과격하고 일방적이다 보니 목적조차 훼손될 지경”이라며 “지금이라도 신속하게 문을 열고 대화해 근본적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의힘에서도 복지부 장·차관에 대한 사퇴 요구가 나왔다. 친한(친한동훈)계인 김종혁 최고위원은 전날 최고위에서 “국민을 안심시키고 의사를 설득하고 정부의 신뢰도를 높이기는커녕 말실수를 연발하고 근거 없는 자신감을 내세웠다”며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그 시작은 책임질 사람이 책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훈 대표는 6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복지부 장·차관 경질론에 대해 “중요한 임무를 맡은 공직자들이 국민께 걱정 끼치거나 오해를 사는 언행을 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