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멀라 해리스 후보, 도널드 트럼프 후보 (사진=AP/뉴시스)
카멀라 해리스 미 민주당 대선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5일(현지시간) ‘에너지 정책’을 놓고 맞붙었다. 이민, 낙태, 세금, 총기규제에 이어 에너지 분야가 양 당의 첨예한 입장 차를 드러내는 영역으로 떠오른 것. 두 후보는 오는 10일 열리는 첫 TV토론회를 앞두고 이번 주말 각종 쟁점에 대해 ‘토론 열공’에 돌입했다.
●첫 TV토론 앞두고 ‘에너지 정책’ 빅 매치
트럼프 후보는 그간 기본적으로 ‘기후 위기’를 부정해왔다. 그는 시추를 독려하는 구호인 ‘드릴, 베이비, 드릴(Drill, baby, drill)’을 외치며 미 영토 안의 화석 에너지원을 적극 개발해 에너지 자립을 이루고 석유와 가스 시추 또한 확대하자고 주장해왔다.
반면 해리스 후보가 속한 바이든 행정부는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경고하며 전기차 확대를 포함해 다양한 친환경 정책을 펼쳐왔다. 이날도 백악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래 10번째 해안 풍력발전 프로젝트를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미국 내 풍력발전 설비 누적 규모는 525만 가구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15기가와트 수준으로 늘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는 파리 기후 협정에서 탈퇴하고, 풍력 발전 보조금을 종료하고, 백열전구, 가스 스토브, 식기 세척기, 샤워기 헤드 등에 부여됐던 친환경 규제를 철폐할 것”이라고 전했다.
●해리스 ‘토론 캠프’, 트럼프 ‘정책 세션’으로 승부
A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해리스 후보는 5일 간 머무는 일정으로 TV토론이 열리는 펜실베이니아 주 피츠버그에 도착해 사실상 ‘토론 캠프’를 차렸다. 두 후보 사이에 처음 열리는 이번 TV토론은 대선 판세를 가를 수도 있는 중요 이벤트인만큼, 해리스 후보는 이미 실전에 대비한 모의 토론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신들은 “이를 위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보좌관 출신인 필리프 라이너스가 가발까지 쓰고 트럼프 후보 역할을 했다”며 “그는 힐러리 전 장관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경쟁한 2016년 대선 때도 ‘트럼프 대역’을 맡았다”고 밝혔다.
반면, 트럼프 후보는 TV토론이 임박했는데도 여러 주를 오가며 유세를 계속하고 있다. 그는 “나는 평생 이 토론을 준비해왔다”며 “(토론을 위해 따로) 할 일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고 뉴스위크 등이 전했다.
다만 그는 모의 토론 대신 ‘정책 세션’을 통해 토론을 대비하고 있다. 외신들에 따르면 정책 세션은 제이슨 밀러 트럼프 대선캠프 선임고문, 연설문 담당 빈스 헤일리, 스티븐 밀러 전 백악관 선임보좌관 등이 돕고 있다. 이와 함께 트럼프 후보를 지지한 민주당 출신 털시 개버드 전 하원의원도 대비팀에 합류했다. 그는 과거 2020년 대선을 앞두고 열린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당시 주자였던 해리스 부통령을 몰아붙여 ‘해리스 저격수’로 불렸던 인물이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