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한 호텔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7.11/뉴스1
한일 정상이 6일 제3국에서 전쟁 등 긴급 상황에 처한 양국 국민들을 지키는 내용의 ‘재외국민보호 협력각서’를 체결했다. 양국 간 출입국 절차 간소화도 추진하기로 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일정상회담 결과 브리핑을 갖고 “양국은 이번 기시다 총리 방한을 계기로 재외국민보호 협력각서를 체결해 제3국에서 양국 국민들의 안전을 지키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협력 각서는 작년 4월 수단 쿠데타 발생 시 그리고 10월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발생 시 한일 양국이 재외국민 긴급 철수를 위해 협력한 사례를 기초로 우리 측이 먼저 한일 간 공조를 제도화하자고 제안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양국 정상은 한일 국민 간의 왕래가 연간 1000만 명에 이르는 현실을 반영해 양국 간 출입국 절차 간소화 등 인적 교류 증진 방안을 적극 모색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상대 국가 관광객의 입국 심사를 자국 공항에서 사전에 실시하도록 하는 ‘사전 입국 심사 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일본 법무성이 먼저 실무 검토에 착수했다고 알려왔고, 우리도 일본과의 협의에 응하려고 준비 중”이라며 “앞으로 협의하게 되면 상대방 국가에 심사관을 파견해 생체정보 시스템도 구축을 해서 출국 전에 간편하게 입국 조사까지 마치는 절차를 일본과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내년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앞두고 양국은 관계 발전, 미래 비전을 구체화하겠다”며 “양국 국민들이 협력의 혜택을 체감할 수 있도록 계속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양국 정상은 북한의 도발에 대비한 양국 간 공조 강화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 차장은 “양국 정상은 북핵 문제 대응을 위한 한일, 한미일 간 협력이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캠프 데이비드 협력 체계의 발전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며 “특히 북한의 각종 도발에 대비한 양국 간 공조 강화를 얘기하고 북한이 러시아를 뒷배 삼아 도발하지 못하도록 냉정한 대비태세를 유지하자는 데 공감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