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러 등 겨냥 24개 품목 규제 추진 산업부 “韓 기업 활동 문제 없을 것”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중국, 러시아 등을 겨냥해 양자컴퓨터, 최신 반도체 같은 최첨단 기술의 수출 통제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이미 중국에 대해 미국에 준하는 수출 통제를 하고 있다며 일본, 독일 등에는 미 연방정부의 허가가 없어도 미 첨단 기술을 수출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한국은 중국에 대한 수출 통제 수준이 약하다는 이유 등으로 완전 면제 국가에서 배제됐고 일종의 ‘조건부 허가’만 받았다.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5일(현지 시간) 군사 용도로 쓰일 수 있는 양자컴퓨터, 첨단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금속 부품 생산에 쓰이는 3차원(3D) 프린팅 기술 등 24개 품목의 수출 규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앨런 에스테베스 상무차관은 “적(敵)들이 관련 기술을 개발해 미 안보를 위협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상무부는 “첨단 기술 통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제 협력”이라며 미국과 유사한 수출 통제를 도입한 일본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캐나다 호주 등에는 미국의 허가 없이 관련 기술을 수출할 수 있도록 했다. 국가별로 24개 품목 중 많게는 9개, 적게는 3개씩 수출 규제의 예외 대상이 됐으나 한국은 포함되지 않았다.
6일 네덜란드 또한 자국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의 구형 장비 2종에 대한 수출 통제를 다음 날부터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기존 최첨단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는 이미 수출 통제 대상인데 구형 장비까지 포함시킨 것이다. 역시 중국을 겨냥한 조치로 풀이된다.
같은 날 마오닝(毛寧)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기술 협력과 무역 교류에 대한 인위적인 장애물 설치는 시장경제에 위배된다. 어떤 국가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