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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전 앞둔 홍명보 “비난은 감독에게… 선수들 응원해달라”

입력 | 2024-09-08 09:47:00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6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오만으로 출국하고 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10일 오후 11시 오만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조별리그 2차전을 갖는다. 2024.9.6/뉴스1


오만전을 앞두고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55)이 “비난이야 감독이 받으면 되는 것”이라며 태극전사들에 대한 응원을 당부했다.

홍 감독은 7일(현지 시간) 오만에 도착한 뒤 취재진을 만나 이같이 밝히며 “선수들에게는 응원을 보내주시길 부탁한다”고 전했다.

그는 대한축구협회와 자신에 대한 논란에 대해 “(선수, 경기와) 거기까지 연결하는 것보다는 어차피 우리 선수들은 경기해야 하는 거니까, 선수들이 조금이라도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고맙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김민재(27·뮌헨)가 팬들과 마찰을 보여 논란이 된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면 나에 대한 것, 감독 때문에 그런 일이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앞서 지난 팔레스타인전에서 심판의 종료 휘슬이 울린 후 김민재는 허리에 손을 얹고 붉은악마 응원석을 향해 걸어가 무언가 자제를 당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모습에 공식 응원단은 “선수의 표현 방법에 아쉬움을 느낀다”고 입장을 내놨다.

이에 홍 감독은 이날 인터뷰에서 “내가 아는 김민재는 팬들에게 감사하는 선수”라며 “팬들의 응원이 힘이 된다는 걸 알고 뛰는 선수”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어떤 마음으로 한 건지는 모르겠다”면서도 “비난은 감독이 받으면 된다”고 했다.

●“오만전, 변화 있을 것…결속력·응집력 가장 중요”


홍 감독은 이어 이번 오만전을 어떻게 준비할지를 묻는 말에 “나도 이런 것들은 처음 경험하기 때문에 지난 경기 분위기, 흐름, 선수들의 생각 등 이런 것들 것 또 다음 경기에서 어떻게 이어질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면서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선수들의 결속력, 응집력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런 상황에서도 좋은 경기 결과를 만드는 게 내 역할. 선수들은 너무 불필요하게 다른 생각하지 말고 경기에만 집중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팔레스타인전에 대해서는 “지난 팔레스타인전은 그런 걸 하기에는 시간상으로 조금 부족했다”며 “긍정적이었던 건 전반보다 후반에 좋아졌던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전반 같은 경우는 볼을 자기가 받으려고 하는 부분이 있다 보니 선수들이 내려오고, 볼이 앞으로 가야 할 때 수적으로 부족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이 볼을 소유하는 건 알지만 그 목적에 대해 인식했으면 좋겠다”며 “소유하는 건 얼마만큼 우리가 원하는 형태의 경기를 하느냐, 우리의 의도대로 만들어가기 위해 소유하는 것이다”고 했다. 또 “너무 볼을 안정적으로 돌리다 보니 그렇게 해서는 밀집수비를 깨기 힘들다. 이런 경기들을 해봐서 아는데 반대 전환 없이는 밀집 수비를 뚫기 쉽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팔레스타인과의) 경기가 끝나고 한 선수, 몇몇 선수를 가지고 얘기하지는 않았다”면서도 “전체적인 경기를 놓고 봤을 때 아쉬운 마음은 있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봤다는 얘기를 해줬고, 다음 경기가 있으니 잘 준비하자고 했다”고 했다.

●밝은 분위기서 훈련 이어간 선수들, 오는 10일 오만과 2차전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1차전 대한민국과 팔레스타인의 경기,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0대0 무승부를 기록한 축구대표팀 손흥민이 경기 후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4.9.5/뉴스1



홍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7일 오만 무스카트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26명의 선수는 오만 현지 시간으로 7일 오후 6시 알시브 스타디움에서 한 시간가량 현지 적응 훈련을 했다. 다소 가라앉았던 대표팀 분위기는 무스카트 국제공항에서 주오만 대사관 관계자, 교민들의 환대를 받으며 살아나 선수들은 밝은 분위기에서 훈련을 이어갔다.

훈련은 오만 현지 적응과 회복에 초점이 맞춰져 비교적 낮은 강도로 진행됐다. 손흥민(32·토트넘),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 등 팔레스타인전에서 선발 출전한 선수와 교체 투입 자원 중 비교적 많은 시간을 소화한 오세훈(25·마치다 젤비아), 황희찬(28·울버햄튼) 등 13명은 회복에 전념하는 모습이었다. 다른 13명의 선수는 25분간 몸을 푼 뒤 축구공과 골대를 활용해 가벼운 훈련을 했다.

이날 홍 감독은 선수들 컨디션에 대해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 같은 경우는 3일에 도착해서 대기시간까지 15~16시간 왔다가 4일과 5일 (훈련과 경기를)하고 6일 하루 쉬고 온 것”이라며 “체력 관리, 시차 관리가 힘들다”고 했다. 이어 “선수들이 경기 오기 전에 완벽하게 회복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출전했다”며 “체력적인 어려움이 있었고, 이번도 마찬가진데 이번에는 지난 경기보다 조금 나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한국 시간으로 오는 10일 오후 11시, 오만 수도 무스카트에 있는 술탄카부스 경기장에서 오만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2차전을 치른다.

앞서 홍명보호는 지난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팔레스타인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1차전에서 예상 밖의 졸전을 펼치며 0-0 무승부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인 한국과 96위인 팔레스타인의 역사상 첫 A 매치에서의 패배나 다름없는 ‘충격’ 무승부에 많은 비난을 받았다.

이 경기는 올해 7월 개인 두 번째로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홍 감독이 10년 3개월 만에 치른 A매치였다. 2014년 6월에 열린 브라질 월드컵에서 대표팀을 지휘했던 홍 감독은 대회 이후 성적 부진(1무 2패·조별리그 탈락)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이예지 동아닷컴 기자 lee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