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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부산시장 관사 건물… 40년 만에 시민 품으로

입력 | 2024-09-09 03:00:00

‘부산시열린행사장’ 이달 말 개방
시, 87억원 투입해 리모델링 진행… 강연장-카페-공유오피스 등 조성
시민 위한 ‘복합문화공간’ 탈바꿈… 부산 1호 공공기관 운영 정원도



이달 말 시민들에게 전면 공개될 옛 부산시장 관사 조감도. 부산시 제공


옛 부산시장 관사인 ‘부산시열린행사장’이 40여 년 만에 시민들에게 전면 개방된다. 이곳은 한때 대통령 별장으로 사용되며 ‘지방 청와대’로 불렸고, 최근에는 방송 드라마 세트장으로 활용돼 많은 관심을 끌었다.

부산시는 열린행사장을 도심에서 문화와 휴식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켜 이달 말 시민들에게 공개한다고 8일 밝혔다.

시는 지난해 7월부터 약 87억 원을 들여 리모델링 사업을 진행 중이다. 본관 2147㎡, 야외 1만8015㎡ 규모의 열린행사장은 광안대교가 한눈에 펼쳐지고 뒤로는 황령산 자락이 포근하게 감싸고 있다.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진양철 회장의 저택인 ‘정심재’ 촬영지로 알려져 큰 관심을 끌었다.

고(故) 김중업 건축가의 설계로 1985년 지어진 이 건물은 초기에는 대통령 지방 숙소로 사용됐다. 1990년대 중반 부산민속관이라는 이름으로 일부 공간이 개방됐지만 이내 시장 공관과 행사장으로 출입이 제한됐다. 개방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바람으로 2004년 열린행사장이란 이름이 붙여진 뒤 숲속어린이도서관 등으로 활용되긴 했지만 평일에는 본관을 제외한 외부 시설만 개방하는 등 전면 개방은 이뤄지지 못했다. 2020년 4월까지 역대 12명의 부산시장이 이곳을 관사로 썼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형준 부산시장은 2022년 지방선거 때 열린행사장을 시민에게 돌려주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리모델링에 착수하기 전인 지난해 3월 건물이 보유하고 있던 물품의 경매 행사를 진행했다. 당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쓰던 이발의자 등 각종 소장 물품을 팔아 번 8000여만 원을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 피해 복구 사업을 위해 전달했다.

열린행사장에는 부산 1호 ‘생활정원’이 조성된다. 생활정원은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정원으로,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곳에 녹지 면적 등 일정 요건을 갖춰 조성된다. 또 국제 학술회의와 포럼, 비즈니스 미팅 등 각종 행사를 치를 수 있는 다목적 공간과 유명 인사 등의 명강의를 접할 수 있는 계단식 강연장도 마련된다. 카페, 공유오피스, 다목적 공간, 야외산책로 등도 조성된다. 시는 열린행사장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한 해 20만 명 이상이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월요일을 제외한 주 6일 운영을 구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옛 부산시장 관사의 리모델링은 건축적 가치를 보존하면서도 현대적이고 혁신적인 변화를 시도했다”며 “새로운 건물의 명칭과 그 의미, 구체적인 운영 프로그램에 대해선 24일경 개최할 개관식에서 자세히 소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