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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폭스바겐 무릎 꿇린 中전기차, 해외 34% 성장

입력 | 2024-09-09 03:00:00

올 상반기 역대최대 42만대 팔아… 선진국-신흥국 안가리고 해외개척
남미선 전년 대비 19배나 늘어
“韓, 전기차 산업 주도권 확보 위해… 투자 지원-보조금 확대 등 필요”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전기차의 세계 시장 공략이 올해 상반기(1∼6월) 더욱 거세진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질, 칠레 등 남미에서는 중국 전기차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배 이상 증가하기도 했다. 세계 자동차 시장의 지각 변동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가 발표한 ‘중국 전기차 산업의 글로벌 확장과 시사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비야디(BYD) 등 중국 토종 브랜드의 중국을 제외한 세계 시장(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포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3.9% 증가한 41만 9946대를 나타냈다. 이는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이다. 해외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계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도 16.3%로 3.4%포인트 늘어났다.

중국 전기차의 해외 개척은 선진국과 신흥국을 가리지 않았다. 상반기 해외에서 판매된 중국계 브랜드 전기차의 63.4%(26만6151대)가 유럽 시장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7% 늘었다.

판매량은 유럽이 가장 많지만 성장률만 놓고 보면 남미가 1804%(2006대→3만8194대)로 1위에 올랐고 아프리카 247.4%, 아시아태평양 35.3%, 중동 30.8% 등이 그 뒤를 따랐다.

중국계 전기차 브랜드는 10년 넘게 이어진 중국 정부의 구매 보조금 제도에 힘입어 성장했다. 여기에 리튬과 같은 핵심 소재와 부품 등을 중국 내에서 공급받는 ‘공급망 내재화’까지 이뤄내면서 탄력을 받았다.

중국계 브랜드는 이미 지난해 전기차 내수 시장의 점유율을 과반(56.2%)으로 끌어올렸다. 100개 이상의 브랜드가 300개 이상의 모델을 내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이 같은 ‘옥석 가리기’를 거치면서 BYD와 같은 대형 토종 전기차 브랜드가 탄생하기도 했다. 이렇게 덩치를 키운 중국계 브랜드들은 중국 승용차 시장이 성장 정체기로 들어서자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중국 전기차 브랜드는 특히 가격 경쟁력에서 경쟁사들을 압도하고 있다. BYD는 전기차 부품 자체 조달 비중이 75%로 테슬라(모델3·46%) 등 경쟁사 대비 20%포인트 이상 앞서 있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은 “최근 독일 폭스바겐이 독일 내 일부 공장 폐쇄를 검토하는 것은 가격 경쟁에서 더 이상 중국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고 자구책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중국계 전기차 브랜드들과 현대차·기아 등 한국 기업과의 경쟁은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비야디는 전기 세단 실(Seal)의 한국 출시를 앞두고 환경부 인증과 딜러사 선정 등의 준비 작업을 마무리하고 있다.

이에 기아는 인도네시아산 NCM 배터리를 탑재한 3000만 원대 중후반의 EV3를 출시해 시장을 선점하는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강남훈 KAMA 회장은 “세계 시장에서 전기차 산업 주도권 확보를 위해서는 국가전략기술 연구개발(R&D) 투자 지원과 전기차 보조금 확대, 인력 양성 등 지속적인 지원과 육성 전략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