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게 썬 두 쪽의 빵 사이에 고기나 햄, 치즈 및 그 외 재료를 끼워 먹는 샌드위치는 파리 여행 중에 공원 벤치에 앉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식사 대용 음식이다. 이 음식의 유래는 18세기 후반 샌드위치 가문의 4대 백작인 존 몬터규에 의해 이름이 지어졌다고 전해지는데 그는 카드놀이를 즐기다 끼니를 거르는 일이 많아지자 이와 같은 식사 대용 음식을 고안했다고 한다. 1778년 하와이 제도를 발견한 제임스 쿡 선장이 당시 영국 해군 대신이었던 샌드위치 백작의 이름을 따서 ‘샌드위치 제도’라 부르기도 했으니 지금 하와이의 전신이 샌드위치 제도였던 것이다.
정기범 작가·프랑스 파리 거주
프랑스의 샌드위치는 우리가 알고 있는 식빵 대신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한 바게트의 반을 갈라 그 안에 햄과 치즈, 참치, 닭고기 등의 재료를 넣어 만든다. 그날 만들어 당일에 먹어야 하는 빵집의 바게트 샌드위치는 따끈따끈하게 갓 구워 나온 바게트로 만들기에, 맛있는 바게트는 필수다.
만드는 과정이 간단한 장봉 뵈르 샌드위치는 혼자 만들어도 충분하다. 2024년 이 대회 챔피언으로 선정된 불랑제리 위토피에 들러 아침에 갓 나온 바게트를 산 다음 근처 마켓에서 무염 버터와 조밀한 육결에서 쫄깃한 식감과 은은한 육향이 나오는 장봉 블랑, 식초에 절인 손가락 크기의 미니 오이, 코르니숑을 넣으면 맛있는 샌드위치가 완성된다. 공원에 앉아 샌드위치로 가볍게 점심을 해결하는 로컬들처럼 파리를 여행하는 즐거움을 손쉽게 누릴 수 있다. 한번 맛보면 거부할 수 없는 프랑스 바게트 샌드위치의 매력에 빠지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정기범 작가·프랑스 파리 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