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 부리오 ‘판소리, 모두의 울림’ 언론 공개 30개국 작가 72명 ‘공간 해석’ 소개 비엔날레 본 전시 등 8곳서 펼쳐져
소피아 스키단의 영상 설치 작품 ‘아직 제대로 어우러지지 못한 기묘함을 뭐라고 부르지?’(2019∼2024년). 광주=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필요했던 팬데믹을 지나며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을 돌아보게 됐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공간은 무엇이고, 그것을 어떻게 조직해야 할까요?”
6일 광주 북구 광주비엔날레 거시기홀에서 제15회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을 맡은 니콜라 부리오가 말했다. 프랑스 출신 큐레이터로 파리 현대미술관인 ‘팔레 드 도쿄’ 초대 관장이자 ‘관계의 미학’ 등 저서로 잘 알려진 비평가인 그가 맡은 전시 ‘판소리, 모두의 울림’이 이날 언론에 공개됐다.
부리오는 “기후 변화로 인간이 살 수 있는 물리적 공간이 줄어들고, 난민이나 국경 분쟁 등 정치, 사회적 공간도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번 전시는 30개국에서 온 작가 72명이 이러한 동시대 공간을 어떻게 해석하는지 소개한다.
먼저 첫 번째 섹션은 수많은 구성원이 좁은 공간에 몰려 발생하는 불협화음을 다룬다. 어두운 터널 속에서 도시의 소음이 흘러나오는 에메카 오그보의 사운드 작품, 천장이 무너지려는 듯한 사무실 공간을 조성한 설치 작품(신시아 마르셀), 거대한 산업 쓰레기를 연상케 하는 조각 작품(피터 부겐후트)이 보인다. 산업화, 도시화와 환경 오염으로 낡고 비좁아진 세계를 떠올리게 한다.
미국 작가 맥스 후퍼 슈나이더의 설치 작품 ‘용해의 들판’(2024년) 일부. 전시장 바닥에 흙을 깔고 외계 생명체 같은 모양의 식물 조각과 연못을 만들었다. 광주=김민 기자 kimmin@donga.com
관객이 흥미롭게 감상할 만한 곳은 ‘처음 소리’ 섹션이다. 넓은 공간에 대형 설치 작품들이 여유롭게 전시됐는데 이산화탄소, 바이러스, 호르몬 등 분자와 우주를 다룬 작품들을 볼 수 있다. 비앙카 봉디의 ‘길고 어두운 헤엄’은 흰 소금 사막 위에 연못과 식물, 전화기를 배치해 인간이 사라지고 소금으로 뒤덮인 자연을 상상하게 만든다.
프랑스 작가 마르게리트 위모의 설치 작품 ‘*휘젓다’(2024년). 비눗방울 같은 유리 조명이 별처럼 떠 있고 가운데 성모를 연상케 하는 조각이 있어 외계 행성의 제단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광주=김민 기자 kimmin@donga.com
광주=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