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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닷새 연속 오물풍선 살포… 5월 이후 수도권 재산피해 1억

입력 | 2024-09-09 03:00:00

올해 17차례… 수해 잔해 등 담겨
남풍 안 불어도 날리는 경우 늘어나
軍 “쓰레기 테러 일상화, 예의 주시”



2024년 9월 6일 오전 7시 2분쯤 인천시 계양구 한 아파트 인근에 북한이 날려보낸 쓰레기풍선이 내려 앉아 있다. 인천소방본부 제공


북한이 7일 밤에 이어 정권수립일 전날인 8일 오전에도 오물풍선을 남쪽으로 날려 보냈다. 4일을 시작으로 닷새 연속으로 대남 오물풍선 살포에 나선 것으로 올해 총 17차례에 달한다.

합동참모본부는 8일 “(북한이) 오전부터 약 120개의 쓰레기 풍선을 띄운 것으로 식별됐고, 이 중 40여 개가 서울 및 경기 북부 지역에 낙하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낙하물 속 내용물은 종이류와 비닐, 플라스틱병 등 생활쓰레기이고 안전 위해 물질은 없었다고 한다. 이에 앞서 7일 저녁부터 밤 사이 포착된 오물풍선 200여 개 가운데 50여 개가 서울과 경기 북부 지역에서 발견됐다고 합참은 전했다.

북한은 지난달 10일 이후 한 달 가까이 대남 오물풍선을 띄우지 않다가 4일부터 살포를 재개했다. 군은 북한이 오물풍선에 실어 보낼 쓰레기마저 부족해 대남 살포를 잠정 중단했다가 대규모 수해 복구 과정에서 발생한 다량의 쓰레기를 다시 실어서 날려 보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5월 말 대남 오물풍선 살포 초기에는 퇴비 등을 실어 보냈다가 이후 비교적 깨끗한 종이와 비닐 등을 날려 보내더니 최근 낙하물에는 사용 흔적이 있는 페트병 등이 발견되는 점도 이를 뒷받침하는 정황으로 풀이된다.

또 풍향을 고려할 때 남쪽으로 풍선이 날아갈 확률이 높지 않은데도 부양을 강행하는 경우도 잦아지고 있다. 군 관계자는 “남측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에 맞대응하라는 상부의 압박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군 당국자는 “우리의 대북 확성기 전면 가동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강 대 강’ 기조를 고수하는 동시에 ‘쓰레기 테러’의 일상화로 남측의 긴장을 늦추게 한 뒤 모종의 기습 도발에 나설 수 있다고 보고 관련 동향을 예의 주시 중”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대남 오물풍선으로 인한 재산 피해는 1억 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의원이 서울시와 경기도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북한 오물풍선이 살포되기 시작한 5월 28일부터 8월 10일까지 수도권에서 생긴 피해 규모가 1억52만8000원으로 집계됐다.

서울시(7987만5000원)와 경기도(2065만3000원)를 합친 금액이다. 신고 건수는 서울시 13건, 경기도 38건 등 총 51건이다. 피해 액수가 가장 큰 신고는 5월 29일 서울 영등포구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사고였다. 당시 물류센터에 세워둔 차량에 오물풍선이 떨어지면서 파손돼 1571만 원의 재산 피해가 났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