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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지방 응급실 전문의, 수도권 정신과 전공의 지원

입력 | 2024-09-09 03:00:00

[‘폭탄 돌리기’ 응급의료]
대형병원 비필수과로 옮기려 해
레지던트 최종 선발엔 포함 안 돼




최근 의료계에선 충청권 대학병원 응급의학 전문의 한 명이 “응급의료 분야는 더 이상 못 하겠다”면서 하반기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모집 때 수도권 대형병원의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로 지원했다가 탈락해 화제가 됐다.

8일 의료계에 따르면 이 전문의는 응급의학과 전문의 자격을 포기하겠다며 5대 대형병원(서울대, 세브란스, 서울아산, 삼성서울, 서울성모병원) 중 한 곳의 정신건강의학과 레지던트에 지원했다고 한다. 다만 해당 과 교수 사이에서 “전공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와 최종 선발 때 포함되진 않았다.

이는 최근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의 ‘응급실 엑소더스(대탈출)’를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다. 실제로 한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주변 응급의학과 전문의 사이에선 미국의사면허시험(USMLE)을 알아보거나 일반의로 개원하려는 사람이 많다. 다른 과에서 재수련을 하겠다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수도권의 시설 좋은 병원으로, 그리고 상대적으로 몸이 편한 비필수과 전공으로 옮기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개인의 삶의 질 측면을 더 따진 것 같은데 이 같은 사례가 이어질 경우 응급의료 공백은 더 확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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