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신 기자회견 중인 친강 전 중국 외교부장 (AP/뉴시스)
지난해 7월 임명된지 7개월 만에 갑작스럽게 해임됐던 친강(秦剛) 전 중국 외교부장이 외교부 산하 출판사 직원으로 좌천됐다고 8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WP는 2명의 전직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친 전 부장이 투옥됐거나 자살했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며, 현재 서류상으로는 중국 외교부 소속 ‘세계지식출판사’의 하위 직급을 맡고 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정부 관계자는 친 전 부장의 상태에 대해 “그는 더이상 감옥에 가지 않을 것이지만 그의 경력은 끝났다”며 이번 조치는 다른 관리들에게 경고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외교부장에서 해임되고 1년 만인 올 7월 공산당 제20기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에서 고위 당직인 중앙위원에서도 해임됐다. 다만 중국 지도부는 친 전 부장을 자진사퇴 형식으로 면직 처리 했고, ‘동료’라는 호칭을 유지해 추가 사법처리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여전히 친 전 부장의 정확한 해임 사유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선궈팡(沈國放) 전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의 사례에 비춰볼 때 불륜으로 인해 해임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WP는 분석했다. 선 부장조리는 1993년 최연소 외교부 대변인을 지내며 ‘떠오르는 별’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2005년 갑자기 경질돼 세계지식출판사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에도 중국 안팎에선 선 부장조리가 불륜으로 처벌받았다는 소문이 돌았다. 중국 외교부는 친 전 부장의 현재 상황 대한 답변을 하지 않았고, 해당 출판사 직원들도 그의 근무 여부를 알지 못한다고 WP는 전했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