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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사라진 친강 전 중국 외교부장, 국영 출판사 하위 직급으로 좌천”

입력 | 2024-09-09 15:13:00


내외신 기자회견 중인 친강 전 중국 외교부장 (AP/뉴시스)



지난해 7월 임명된지 7개월 만에 갑작스럽게 해임됐던 친강(秦剛) 전 중국 외교부장이 외교부 산하 출판사 직원으로 좌천됐다고 8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WP는 2명의 전직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친 전 부장이 투옥됐거나 자살했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며, 현재 서류상으로는 중국 외교부 소속 ‘세계지식출판사’의 하위 직급을 맡고 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정부 관계자는 친 전 부장의 상태에 대해 “그는 더이상 감옥에 가지 않을 것이지만 그의 경력은 끝났다”며 이번 조치는 다른 관리들에게 경고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전했다.

친 전 부장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총애에 힘입어 2022년 말 주미 중국대사로 발탁된지 1년 만에 외교부장으로 전격 발탁됐다. 또 지난해 3월에는 부장직을 유지하며 국무위원으로 한 단계 더 승격했다. 그는 ‘전랑(늑대전사)외교’의 대표 주자로 주목 받았지만, 임명된지 7개월 만인 지난해 7월 갑작스레 해임됐다. 당시 친 전 부장의 공식 해임 사유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여성 방송인과의 불륜설과 사망설 등 추측이 난무했다.

그는 외교부장에서 해임되고 1년 만인 올 7월 공산당 제20기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에서 고위 당직인 중앙위원에서도 해임됐다. 다만 중국 지도부는 친 전 부장을 자진사퇴 형식으로 면직 처리 했고, ‘동료’라는 호칭을 유지해 추가 사법처리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여전히 친 전 부장의 정확한 해임 사유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선궈팡(沈國放) 전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의 사례에 비춰볼 때 불륜으로 인해 해임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WP는 분석했다. 선 부장조리는 1993년 최연소 외교부 대변인을 지내며 ‘떠오르는 별’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2005년 갑자기 경질돼 세계지식출판사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에도 중국 안팎에선 선 부장조리가 불륜으로 처벌받았다는 소문이 돌았다. 중국 외교부는 친 전 부장의 현재 상황 대한 답변을 하지 않았고, 해당 출판사 직원들도 그의 근무 여부를 알지 못한다고 WP는 전했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