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일리 전 대사는 8일(현지 시간) 미 CBS 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캠프로부터 유세나 자문, 보직 관련 제안을 받은 적이 없다며 “트럼프와는 6월에 대화를 나눴기 때문에 그는 내가 ‘스탠바이(standby·대기)’ 상태인 것을 안다. 무엇이든 기꺼이 돕겠다”고 말했다. 헤일리 전 대사가 직접 나서 트럼프 후보에게 지원 의사를 타진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캠프 측에서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헤일리 전 대사는 공화당 경선에서 마지막까지 트럼프 후보에 맞붙은 인물이다. 16곳에서 동시에 경선을 치르는 ‘슈퍼 화요일’ 직후인 올 3월 중도 하차했다. 그는 경선에서 “트럼프는 김정은과 러브레터를 주고받았다. 독재자들과 친구가 돼선 안 된다”며 트럼프 후보를 정면 비판하며 날을 세웠다. 공화당의 전통적 가치를 대변한 젊은 정치인이라는 이미지가 통해 중도 보수층의 지지를 얻었지만 끝내 지지율 격차를 좁히지는 못했다.
이날 헤일리 전 대사는 “바이든과 트럼프보다 내가 나은 후보라고 생각해서 경선에 도전했다”며 “트럼프의 스타일과 접근법, 소통 방식이 맞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공화당원으로서 정책 측면에서는 상당 부분 동의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말 바꾸기 논란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민주당은 계파를 불문하고 후보 감싸기에 나섰다. 미국 진보 진영을 대표하는 강경 좌파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이날 미 NBC 방송 인터뷰에서 “해리스는 나만큼은 아니더라도 분명히 진보적인 인물”이라며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실용적인 선택을 내린 것”이라고 옹호했다. 샌더스 의원은 해리스 후보와 2020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도 경쟁자로 만났고, 바이든 대통령 등 민주당 주류가 우파적이라고 비판을 가했던 인물이다.
해리스 후보의 셰일가스 추출법 ‘프래킹’에 대한 입장 변화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다. 조기 하차했던 2020년 경선 당시에는 환경 오염을 이유로 금지하겠다고 밝혔으나 최근에는 프래킹을 허용하겠다고 태도를 바꿨다. 대선 승자를 가를 경합주로 꼽히는 펜실베니아주 민심을 고려한 ‘우클릭’으로 분석된다. 이 외에도 불법 이민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 등 주요 이슈에서 기존 주장을 엎거나 수정하는 갈지자 행보를 보이자 일관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