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공항 트레이 꾸미기’ 나선 해외 Z세대…“기다리다 화병 나” 불만 나와

입력 | 2024-09-09 15:51:00

공항 보안검색대 검사를 끝낸 뒤에 ‘트레이 꾸미기’를 한다고 밝힌 인플루언서의 사진. 틱톡 캡처 @chelseaasoflate


해외 젠지(Gen Z)세대 사이에서 ‘공항 보안검색대 트레이 꾸미기’가 유행이다. 자신의 짐을 검색대 트레이 안에 가지런히 정렬한 후 사진 찍어 틱톡에 올리는 방식이다. 일부 여행객은 이들의 행동으로 보안검색이 지연될 수 있다며 불만을 표했다.

8일(현지시간) CNN·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최근 일부 젊은 여행객들은 트레이에 신발, 가방, 여권, 선글라스, 화장품, 책, 필름 카메라 등을 조화롭게 배치한 뒤 사진을 찍는다. 색감이 통일된 아이템만 모아 트레이를 채우기도 한다. 여행 목적지에 어울리는 분위기로 트레이를 꾸미는 이들도 있다.

이 같은 행위는 그간 공항에서 지루함을 느끼며 재미를 찾던 사람들에게 호응을 얻는다고 매체는 전했다. 틱톡에 관련 해시태그로 올라온 게시물이 1640만 개 넘는다.

공항 보안검색대 검사를 끝낸 뒤에 ‘트레이 꾸미기’를 한다고 밝힌 인플루언서의 사진. 틱톡 캡처 @chelseaasoflate

CNN은 “냉장고 속 달걀과 버터 옆에도 꽃과 그림을 두고 사진 찍는 세상”이라면서도 공항 검색대는 이 같은 콘셉트 사진을 찍기에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검색대는 항공 안전의 첫 관문인 데다, 사람들로 붐빈다. 불필요한 지연을 최소화해야 하지만, 일부 여행객들은 소지품을 예쁘게 나열하는 데 시간을 할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승객들은 “그들을 기다리면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토로했다.

일부 인플루언서는 다른 여행객들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검색대 보안 검사를 끝낸 뒤 신발 신는 장소에서 ‘트레이 꾸미기’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트레이 개수가 부족할 수도 있으며, 더러운 공항 트레이를 사용하는 건 위생적이지 않다고 CNN은 비판했다.

뉴욕포스트도 “검색대에서 시간을 지체하는 것은 미국 교통안전국에 대한 공격”이라고 했다.

미 교통안전국은 성명을 내고 “연출된 사진을 찍는 행위가 다른 승객들에게 지연이나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한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다만 여행객은 검색대 통과 시 신분증, 여권 및 가벼운 물건이 유실되지 않도록 잘 보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