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주한 스위스대사관
‘제네바 협약’ 75주년을 맞아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와 주한 스위스대사관이 ‘디지털 딜레마-민간인 중심’ 전시를 공동 개최했다. 지난달 30일부터 11월 16일까지 약 석 달 반 동안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이뤄지는 이번 전시는 우크라이나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두 개의 전쟁’이 장기화하는 시점에 “디지털화된 전쟁터에서 민간인은 얼마나 안전할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웹사이트에서도 관람이 가능하다.
제네바 협약은 각종 전쟁에서 민간인, 부상병, 포로 등 비(非)전투원을 보호하고 군인들의 인도적 처우 또한 보장하기 위해 1949년 만들어진 국제 조약이다. 이번 전시는 무인기(드론), 인공지능(AI) 등이 총동원된 21세기 전쟁터를 현실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제네바 협약이 아직도 유효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몰입형 멀티미디어 전시를 통해 디지털 기술이 위기에 처한 민간인과 인도주의 단체의 활동에 미치는 영향도 다룬다. 첨단 기술이 때로는 구호 활동을 돕지만, 반대로 전쟁을 더 복잡하게 만들기도 하는 이중적 현실도 담고 있다.
ICRC,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인 스위스가 각국의 민간인 보호를 위해 곳곳의 혁신 기업 등과 벌인 협력 활동 또한 소개한다. 다그마 슈미트 타르타글리 주한스위스대사는 “무력 분쟁에서의 민간인 및 인도주의 기구 인력 보호는 스위스를 포함한 모든 나라의 최우선 과제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밀라 함마미 ICRC 한국사무소 대표 또한 분쟁 격화, 살상 관련 기술의 발달이 민간인에게 미치는 엄청난 피해를 더 이상 간과할 수 없으며 각국이 합심해서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