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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강 기적 쓴 울산, 정원도시로 재도약

입력 | 2024-09-10 03:00:00

2028 국제정원박람회 개최지 선정
순천에 이어 국내서 두 번째로 열어
쓰레기매립장 정원 조성 계획 호평
“세계에 탄소중립 모범 사례 될 것”



5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제76차 국제원예생산자협회(AIPH) 총회에서 울산시가 2028년 국제정원박람회 개최 도시로 선정됐다. 김두겸 울산시장(왼쪽에서 네 번째)이 레오나르도 카피타니오 AIPH 회장(왼쪽에서 다섯 번째) 에게서 유치 증서를 전달받고 있다. 울산시 제공


2028년 국제정원박람회가 울산에서 열린다. 공장 밀집 지역에서 한국 대표 정원도시로 거듭난 울산을 세계에 알릴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9일 울산시는 5일(현지 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제76차 국제원예생산자협회(AIPH) 총회에서 ‘2028 국제정원박람회’ 개최지로 울산시가 선정됐다고 밝혔다. 국제협회가 승인한 정원박람회가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건 전남 순천에 이어 울산이 두 번째다.

울산 국제정원박람회는 2028년 4월부터 10월까지 6개월간 태화강 국가정원(84만 ㎡)과 남구 삼산·여천매립장(35만 ㎡), 남산문화광장(2만 ㎡) 일원 등 121만 ㎡ 일원에서 열린다.

국제정원, 기업정원, 작가정원 등 다양한 정원이 조성되고 시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다채로운 체험행사도 열릴 계획이다. 기획재정부가 승인한 울산 국제정원박람회의 총사업비(2025∼2028년)는 483억2000만 원이며 이 중 국비는 96억6000만 원이다. 시는 박람회 개최 시 31개국에서 1300여만 명의 관람객이 방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생산유발 3조1544억 원, 부가가치 유발 1조5916억 원, 일자리 창출 2만5017명 등의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를 시는 기대한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사절단을 이끌고 이번 총회에 참석해 차별화된 전략과 울산시의 국제행사 개최 역량을 집중 설명했다. 또 울산 지역 대표기업인 SK, 현대차, HD현대중공업이 박람회 유치를 기원하는 응원 영상을 보냈다. 여기에다 바르샤바 현지에 근무하는 현대로템, 현대차, 기아차 직원들과 안홍균 AIPH 한국 대표 등이 유치에 힘을 보탰다.

김 시장은 “죽음의 강이었던 태화강이 국가정원으로 거듭난 점, 산업 쓰레기 매립장을 아름다운 정원으로 조성한다는 점, 산업수도답게 기업이 참여하는 박람회를 만들겠다는 차별화된 전략이 주효했다”며 “지금부터 잘 준비해서 성공적인 박람회가 개최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레오나르도 카피타니오 AIPH 회장도 “울산 국제정원박람회는 쓰레기매립장을 박람회장으로 조성해 AIPH가 지향하는 탄소중립, 기후변화 대응에 부합하는 세계적인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기대가 된다”며 “내년 3월 태국 총회에서 울산시가 세부적인 추진계획을 발표해 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AIPH는 1948년 스위스에서 설립돼 현재 벨기에 브뤼셀에 본부를 둔 국제비정부기구로 국제정원박람회를 승인하는 기구다.

한편 박람회 개최 주요 장소인 태화강 국가정원과 삼산·여천쓰레기매립장은 급속한 산업화와 도심화로 한때 환경 오염의 대명사로 꼽혔다. 국가정원이 들어선 태화강은 산업화와 도시화라는 급물결 속에 20년 전까지만 해도 ‘죽음의 강’으로 불렸다. 역한 냄새가 진동했고, 오염에 견디다 못해 떼죽음당한 물고기들이 떠다녔다. 정부, 지자체와 시민, 기업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태화강 부활 프로젝트’에 나선 결과 생명력을 잃었던 태화강은 연어가 회귀하고 은어와 황어가 떼 지어 이동하는 1급수의 맑은 물이 흐르게 됐다. 5만 마리의 철새가 도래하는 우리나라 제2호 국가정원으로 거듭난 스토리도 갖게 됐다. 과거 1980∼1990년대 생활 쓰레기를 메웠다가 활용방안을 찾지 못했던 태화강역 뒤 삼산·여천 매립장이 박람회를 계기로 국제적인 정원으로 탈바꿈할지도 주목된다.



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