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공백 분수령] 앞서 파견 15명중 응급실 근무 ‘0’ 235명중 응급의학과 전문의 없어
응급의료 공백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9일부터 군의관 235명을 의료 현장에 추가 투입하고 있다. 하지만 일선 병원에선 4일 먼저 배치된 군의관 15명이 모두 응급실 근무에 부담을 호소하며 대기 중이거나 다른 과에서 일하는 만큼 새로 투입되는 군의관들도 큰 도움이 되진 않을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이날 응급의료 일일 브리핑에서 “오늘(9일)부터 군의관 235명을 응급실에 파견한다”며 “의료기관의 필요도와 군의관 의사를 고려해 (이날) 150여 명을 우선 파견하고 나머지 인원은 이번 주 내 순차적으로 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앞서 4일 인력 부족으로 응급실이 제한 운영 중인 이대목동병원, 아주대병원 등 5곳에 군의관 15명을 파견했다. 하지만 군의관들이 응급실 근무에 부담을 호소해 8명은 대기 중이고 7명은 응급실이 아닌 중환자실 등에 투입된 상태다.
일선 병원에선 “응급실 운영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진 않을 것”이란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이번 주 파견되는 군의관 235명 중에는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전무하다. 그나마 4일 파견된 군의관 15명 중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8명 있었지만 이들은 모두 법적 책임소재 등에 대해 부담을 언급하며 응급실 근무를 거부했다.
서울의 한 대형병원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논의한 끝에 이번에 배치되는 군의관들은 응급실이 아닌 마취과 등 배후 진료과에 배치하기로 했다. 응급실 운영이 풍전등화인데 큰 도움이 된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