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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네르, US오픈 우승… ‘빅3’ 가고 이젠 2000년대생 시대

입력 | 2024-09-10 03:00:00

알카라스와 테니스 4대 메이저 양분
조코비치는 올해 단 1승도 못올려



얀니크 신네르가 9일 US오픈 테니스 남자 단식 챔피언에 오른 뒤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다. 신네르는 올해 호주오픈에 이어 메이저 대회 통산 두 번째 우승 기록을 남겼다. 뉴욕=신화 뉴시스



남자 테니스 세계랭킹 1위 얀니크 신네르(23·이탈리아)가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US오픈 정상에 올랐다. 신네르는 9일 미국 뉴욕 빌리 진 킹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테일러 프리츠(27·미국·세계랭킹 12위)를 2시간 16분 만에 3-0(6-3, 6-4, 7-5)으로 완파했다.

신네르는 올해 1월 호주오픈에서 메이저대회 첫 우승에 성공했고 이번에 두 번째 기록을 남겼다. 신네르는 “올해 호주오픈을 시작할 때부터 경기력이 정말 좋았다. 그래서 지금까지 자신감을 이어올 수 있었다. 경험을 쌓으면서 성장한 것을 느낀다. 이번 대회 때는 호주오픈 때보단 압박감이 컸는데 이를 잘 다룬 것 같아 좋다”고 말했다. 신네르는 이번 대회 7경기에서 21세트를 따내는 동안 두 세트밖에 내주지 않았다.

2000년 이후 지난해까지 24년 동안 같은 해에 4대 메이저대회(호주오픈, 프랑스오픈, 윔블던, US오픈) 남자 단식에서 2승 이상을 거둔 선수는 로저 페더러(43·스위스·은퇴), 라파엘 나달(38·스페인·154위), 노바크 조코비치(37·세르비아·2위) 등 ‘빅3’뿐이었다. 올해에는 신네르뿐 아니라 카를로스 알카라스(21·스페인·3위)도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에서 우승하며 기록을 남겼다.

신네르와 알카라스가 메이저대회 우승을 양분하면서 빅3 가운데 유일하게 정상적으로 투어 일정을 치르고 있는 조코비치는 단 1승도 추가하지 못했다. 메이저대회 최다(24회) 우승 기록 보유자인 조코비치는 올해 호주오픈 준결승에서는 신네르에게, 윔블던 결승에서는 알카라스에게 무릎을 꿇었다. 페더러가 2003년 윔블던에서 메이저대회 첫 우승을 차지한 뒤 빅3 중 누구도 메이저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한 건 올해가 처음이다.

또 메이저대회 단식 우승 트로피 4개가 전부 2000년 이후 태어난 선수에게 돌아간 것도 올해가 처음이다. 여자 단식에서도 이런 일은 없었다. 2001년생인 신네르는 2003년생 알카라스와 새롭게 ‘빅2’ 구도를 이루게 된 데 대해 “새로운 챔피언, 새로운 라이벌이 나오는 건 기쁜 일이다. 라이벌이 있기에 나도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 라이벌 관계가 서로를 더 발전시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US오픈 메인 경기장인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는 인기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와 그의 연인인 미식축구 선수 트래비스 켈시를 비롯해 만원 관중(2만3771명)이 찾았다. 이들 대부분은 미국 선수로는 21년 만에 US오픈 남자 단식 정상 등극을 노리던 프리츠를 일방적으로 응원했다. 그러나 개인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결승에 오른 프리츠가 신네르를 넘어서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미국 선수가 US오픈 남자 단식 우승을 차지한 건 2003년 앤디 로딕(42)이 마지막이다. 이날을 포함해 이번 대회 총 관중 수는 104만8669명으로 집계됐다. US오픈 총 관중이 100만 명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