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국회 본회의 처리 검토 與 “추석 밥상에 올리기 위한 술수”
더불어민주당이 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총선 공천 개입 의혹을 추가한 ‘김건희 특검법’과 제3자 추천안을 담은 ‘채 상병 특검법’을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강행 처리에 항의하며 표결에 불참하고 퇴장했다. 민주당은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두 특검법을 처리한 뒤 대정부질문 마지막 날인 12일 본회의에서 통과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법사위 민주당 간사인 김승원 의원은 이날 소위 후 기자들과 만나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단순한 주가 조작인 줄 알았더니 이제 국정농단에 가까운 의혹들이 계속 터지고 있다”며 “특검법 (수사) 범위에 이 같은 의혹을 모두 포함시켰다”고 했다. 특검 수사 대상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을 비롯해 22대 총선에서 여당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 등 8개 사안이 포함됐다. 김건희 특검법은 21대 국회에서 본회의를 통과했으나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결국 폐기됐고, 이번이 두 번째 상정이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은 “추석 밥상에 ‘김건희 특검법’을 올리기 위한 정치적 술수”라고 비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국민 삶은 내팽개치고 오로지 대통령과 김 여사 흠집내기에 몰두한 제1당에 대해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냐”고 했다.
野 ‘김건희 특검법’에 공천개입 의혹 등 8건 명시… 與 “무한특검”
‘쌍특검법’ 법사위 소위 통과
추석앞 비판 여론 극대화 의도
‘채상병 특검’, 野재추천 요구권 포함
대통령실 “분칠한 제3자 특검법”
추석앞 비판 여론 극대화 의도
‘채상병 특검’, 野재추천 요구권 포함
대통령실 “분칠한 제3자 특검법”
법사위 소위 테이블에 ‘김건희 특검법’ 심사자료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 회의장에 김건희 특검법 법안 심사 자료가 놓여 있다. 뉴스1
이날 소위를 통과한 김건희 특검법은 수사 대상으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과 코바나컨텐츠 관련 전시회 뇌물성 협찬, 디올백 수수 및 국민권익위 조사 외압 의혹, 임성근 등 구명 로비, 장차관 인사 개입, 22대 총선 공천 개입 의혹 등 8개 사안이 나열됐다.
여당 법사위원들은 소위에서 김건희 특검법에 기재된 수사 대상의 부당성과 모호성 등을 따지며 추가 논의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은 “언론에 의혹이 한 줄 나왔다고 해서 수사 대상으로 삼고 있는데, 수사 범위를 무한정 확대하는 건 찬성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실도 김건희 특검법이 21대 국회에서 한 차례 폐기됐던 법안임을 지적하며 “더 악화된 법”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10일 또는 11일 열리는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과 채 상병 특검법을 통과시킨 뒤 이르면 12일 본회의에서 처리를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당내에서도 “추석 명절을 앞두고 민생보다 정쟁에 치우친 모습을 보이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우려도 있어 실제 통과가 추석 연휴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12일 본회의에 상정할 수 있도록 모든 준비는 해둘 것”이라고 했다.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김성모 기자 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