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원해진 北中관계 반영 北, 축전 소개 中보다 러 먼저 언급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9일 북한 정권수립일 76주년을 맞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축전을 보내 양국 간 전략적 소통을 심화하고, 조율과 협력을 강화하자고 밝혔다. 다만, 시 주석의 이번 축전에는 지난해와 달리 양국 지도자의 개인적인 친분 등이 언급되지 않아 최근 소원해진 북-중 관계가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축전을 통해 “지난 76년 동안 조선노동당의 영도 아래 인민 모두가 하나 돼 각종 국가 사업의 발전을 힘 있게 추진해 왔다”며 “북한과의 전략적 소통을 심화하고 조율과 협력을 강화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올해 축전에는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의 친분에 대한 표현이 아예 빠졌다. 시 주석은 지난해에는 “김 위원장과 최근 몇 년간 다섯 차례나 만나 역사적 시기로 함께 이끌었다”고 밝혔고, 2022년에는 “김 위원장과 중조(중-북) 친선에 대한 중요한 공감대를 이루었다”고 표현했다.
이 같은 축전 내용의 변화를 두고 중국 내 북한 노동자 복귀 문제를 둘러싼 양국 간 갈등과 최근 급속도로 가까워진 북-러 관계에 대한 중국의 불편한 심기가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이날 각국 지도자가 보낸 축전 소식을 전하면서 중국보다 러시아를 먼저 보도했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