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미국 대선] 러스트벨트 경합주 3곳도 초박빙… CNN “1964년 대선 후 전례 없어” 상승세 둔화된 해리스엔 반등 기회… 지지층 굳건한 트럼프는 결집 노려
카멀라 해리스(왼쪽),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10일(현지 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진행되는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의 첫 대선 TV토론을 앞두고 두 후보가 미 전역과 주요 경합주에서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초접전 대결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19∼22일 민주당 전당대회 후 꾸준한 상승세였던 해리스 후보는 최근 지지율 상승이 둔화된 반면 트럼프 후보는 백인 장노년층 등 기존 ‘콘크리트 지지층’의 지지가 굳건하다는 평가다. 뉴욕타임스(NYT)는 8일 트럼프 후보가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에서 사퇴하고 해리스 후보가 부상하면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지율에서) 놀라운 회복력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판세를 좌우할 수 있는 지역으로 꼽히는 북동부의 쇠락한 공업지대 ‘러스트벨트(rust belt)’의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주 등 3개 경합주에서는 두 후보의 지지율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NN은 “1964년 이후 치러진 15번의 대선에서 한 후보가 3주 이상 여론조사 평균에서 5%포인트 이상 격차로 앞서지 못한 대선은 처음”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TV토론 결과에 따라 미 전역과 경합주 표심이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 해리스 ‘여성’ vs 트럼프 ‘남성’ 우위 확고
실제로 두 후보에 대한 남녀 유권자의 지지율 차이를 뜻하는 ‘젠더 갭(gender gap)’은 역대 최고 수준을 보인다. NYT 조사에서 여성 유권자의 53%는 해리스 후보를 지지해 트럼프 후보(42%)를 11%포인트 격차로 앞섰다. 동시에 남성 유권자의 56%는 트럼프 후보를 선호했다. 해리스 후보(39%)보다 17%포인트 높았다.
두 후보는 러스트벨트에서도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CBS방송과 여론조사회사 유고브의 3∼6일 조사에 따르면 두 후보는 3개 경합주 중 가장 많은 대통령 선거인단(19명)이 걸린 펜실베이니아에서 각각 50%의 지지를 얻었다. 미시간주와 위스콘신주에서는 해리스 후보가 각각 50%와 51%, 트럼프 후보는 두 곳에서 모두 49%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NYT가 주요 여론조사를 평균한 결과에서도 해리스 후보의 펜실베이니아주 지지율이 49%로 트럼프 후보(48%)와 거의 차이가 없었다.
● ‘중도는 해리스 우위’ vs ‘샤이 트럼프 굳건’
다만 TV토론을 앞둔 가운데 향후 지지율 상승 가능성은 해리스 후보가 더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CBS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후보를 지지하지 않지만 그 결정을 바꿀 수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위스콘신주에서 10%, 펜실베이니아주에선 6%였다. 반면 “트럼프 후보를 지지하지 않지만 결정을 바꿀 수 있다”는 답은 두 곳에서 모두 4%에 그쳤다.
하지만 트럼프 후보의 지지층이 NYT 등 주류 언론을 불신하고, 이들이 실시하는 여론조사에 잘 참여하지 않는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친(親)민주당 성향의 브루킹스연구소도 2016년, 2020년 대선 당시 러스트벨트 3개 주에서 트럼프 후보에 대한 여론조사 지지율이 실제 득표율보다 2∼4%포인트 낮게 조사됐다고 분석했다. 여론조사가 보여주지 않는 이른바 ‘샤이(shy) 트럼프’ 표심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