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여 500%·현금 1800만·주식 57주(약 574만) 합의 오는 12일 조합원 찬반투표… 가결 시 4년 연속 무분규 현대차보다 2개월 늦게 잠정합의 도출 2개월 동안 주가 18% 하락… 무상주 가치 100만↓ 오토랜드 광명 사업장 신입 500명 채용 합의 퇴직자 신차 할인 차종에 ‘타스만’ 추가하기로
기아 양재동 사옥
기아 노사가 추석 연휴를 앞두고 극적으로 2024년 임금·단체협약(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사측이 앞서 임단협을 마무리한 현대자동차 수준 임금 인상안을 제시했고 노조 측이 이를 받아들였다. 또 노조가 강하게 요구한 퇴직자 신차 평생 할인은 내년 출시 예정인 픽업트럭 모델 ‘타스만’을 할인 대상에 포함하기로 합의했다.
기아는 노사가 9일 오토랜드(AutoLand) 광명에서 열린 임단협 9차 본교섭을 통해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오는 12일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해 4년 연속 무분규 합의를 노린다.
임금의 경우 기본급 월 11만2000원 인상(호봉승급 포함), 경영성과금 300%+1000만 원, 기아 창립 80주년 기념 격려금 100%+280만 원, 최대실적 기념 특별성과 격려금 100%+500만 원, 무분규 합의 노력에 대한 무상주 57주(9일 종가 기준 574만5600원) 지급, 재래시장상품권 20만 원 등이 포함됐다. 기본급 월 인상분과 일시금(500%+1800만 원), 무상주 등은 올해 현대차 임단협과 비슷한 수준이다.
현대차 무상주는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도출했을 당시(7월 9일) 주가가 크게 오른 27만4500원으로 지급되는 무상주 가격이 700만 원 이상이었지만 이달 9일 기준 종가는 22만9500원으로 16.4% 하락한 상태다. 현대차가 직원에게 지급한 무상주 25주 현재 가치는 573만7500만 원이다. 마찬가지로 기아 주가 역시 지난 7월 9일과 9월 9일을 비교하면 12만2500원에서 10만800원으로 17.7%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무상주 57주 가치 역시 698만2500원에서 574만5600원으로 두 달 동안 100만 원 넘게 빠졌다.
앞서 노조 측은 지난해 기아 영업이익률(11%대)이 현대차(9%대)보다 높다는 이유를 들어 현대차보다 높은 조건을 요구했지만 역대 최대 규모 임금 인상이 이뤄진 현대차와 비슷한 조건으로 절충안을 찾았다. 논란이 됐던 퇴직자 평생 신차 구매 혜택은 향후 출시될 픽업트럭 모델 ‘타스만’을 할인 차종에 포함하기로 타협했다고 한다. 노조는 지난 2022년 평생에서 75세로 축소(장기근속자 최대 할인율 30%→25%, 재구매 연한 2년→3년 등 포함)된 퇴직자 신차 할인 혜택 복원을 강하게 요구해왔다. 기아 첫 픽업트럭 모델인 타스만이 노사 잠정합의 도출에 꽤 큰 영향을 미친 셈이다. 이와 함께 기아 노사는 내년까지 생산직 직군 신입사원 500명을 채용하기로 합의했다. 생산체계 개편에 따른 국내 고용 인력 감소 우려를 불식시키면서 오토랜드 광명의 고용안정과 중장기적 미래 지속가능성을 이어가기 위해 고민한 결과라고 한다. 여기에 오토랜드 광명 경쟁력 확보를 위해 중장기적으로 미래차 핵심부품 내재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기아 타스만 시험주행차
수당에 대한 개편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조립라인 등 직접 공정 수당을 현실화한다는 취지다. 조립과 서비스부문에서 직접 공정을 기피하는 현상을 해소하고 업무 난이도와 기여도 등에 따른 공정한 보상 체계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보상 만족도를 높여 궁극적으로 오토랜드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회적 이슈에도 대응하기로 했다. 저출산 현상 해소 일환으로 출산을 장려하는 복지 혜택을 강화할 예정이다. 근속 및 임직원 평균 연령 증가에 맞춰 건강검진 제도 등 기본 복리후생 제도도 개편했다. 현실에 맞춘 경조사 지원과 여가 선용 확대 등의 복지제도 강화 내용도 이번 합의안에 담겼다.
기아 관계자는 “노사가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등으로 인한 전기차 시장 정체 국면을 조속히 극복하고 미래차 체계로 성공적인 전환에 공감해 합의점을 마련했다”며 “이번 합의를 바탕으로 미래차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더욱 힘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범 동아닷컴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