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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안지구 ‘제3 전선’되나…가자 전쟁 이래 긴장 최고조

입력 | 2024-09-10 15:49:00

이스라엘 서안 공격…무장 단체 테러 공격도
가자 전쟁이 자극…反이스라엘 투쟁에 탄력
전선 확대 우려…“냄비 속 개구리와 흡사 상황”



AP뉴시스


서안지구에서 무력 충돌이 잇따르면서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래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9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전날 요르단과 서안지구 접경 지역에선 군인 2명을 포함한 이스라엘인 3명이 총격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범인은 요르단에서 트럭을 타고 넘어왔으며, 요르단 정부는 총격범이 자국 시민으로 평가된다고 발표했다.

지난달엔 서안지구에서 건너온 인물이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자살 폭탄 테러를 시도했다. 하마스와 팔레스타인이슬라믹지하드는 배후를 자처했다.

이에 앞서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거점인 제닌과 툴카렘, 요르단계곡에서 광범위한 작전을 수행했다. 수십 명이 사망하고 거리와 기반 시설이 파괴되면서 많은 민간인이 수돗물과 인터넷이 끊긴 채 고립됐다.


분석가들은 일련의 사건을 종합할 때 최근 몇 년 새 서안지구 관련 가장 복잡한 공격이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이스라엘이 서안지구에서 갈등을 억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무장 단체가 기술과 조직 능력을 발전시켰다는 설명이다.

서안지구 라말라에 위치한 연구단체 호라이즌 센터의 이브라힘 달랄샤 소장은 “최근 몇 주와 지난 10년 동안 일어난 일을 비교할 때 공격 수행을 위한 더욱 조직적인 노력을 확인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달랄샤 소장은 “배낭에 폭탄을 넣은 테러범이 텔아비브 거리를 배회하는 건 실제 이런 일이 일어나도록 지원하는 조직이 있다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가자지구 전쟁이 서안지구 무장 세력을 자극했고, 이스라엘에 맞서 싸워온 수년 간의 투쟁에 탄력을 줬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스라엘 정치 평론가인 알론 핀카스 전 뉴욕 주재 이스라엘 총영사는 전쟁 장기화로 이스라엘의 내부 분열과 외부 취약성이 심화되면서 이러한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우려했다.

핀카스 전 총영사는 “예상치 못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며 “(이스라엘 적들은) 기회를 감지하고 있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저지르는 일을 보고 용기와 힘을 얻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외에도 레바논 헤즈볼라, 예멘 후티 반군, 이들의 배후에 있는 이란과 복수의 전선에서 싸우는 중에 서안지구에서도 갈등이 고조되면서 확전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란 지원이 서안지구 무장 세력의 공격을 정교화한다는 분석도 있다. 서안지구를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의 무능함과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경제 봉쇄 등 조치가 갈등을 부추긴다는 해석도 있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문제 분석가인 마이클 밀슈타인은 가자지구와 레바논 국경에서 이미 전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제3의 전선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며 “냄비 속 개구리와 매우 흡사하다. 매일, 매주 온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