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법제정 가능성 70% 이상” 세계 3위 中 우시바이오 등 타격 韓 반사이익 기대, 삼바 등 주가 상승 “日-印과 中 빈자리 놓고 경쟁 치열”
미국이 반도체, 전기차에 이어 바이오 분야에서도 중국 제재를 본격화했다. 중국 주요 바이오 기업과의 거래를 제한하는 ‘생물보안법’이 미국 하원을 통과한 것이다. 미국 상원에서도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 향후 글로벌 바이오 시장 지각 변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9일(현지 시간) 미 하원은 찬성 306표, 반대 81표로 생물보안법을 통과시켰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바이오 기업을 저격하는 생물보안법이 상원에서도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어 법으로 제정될 가능성이 70% 이상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바이오업계는 생물보안법 제정 여파를 주시하는 가운데 반사이익에 대한 기대도 하고 있다. 생물보안법 하원 통과 이후 10일 한국 코스피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3.21%, SK바이오사이언스가 4.41% 오르며 시장의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
특히 제재 대상이 된 우시바이오는 세계 4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맹추격하고 있는 곳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2분기(4∼6월)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고객사로부터) 생물보안법 관련 문의가 2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이미 미국 내 생산 시설 및 인력 확보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최근 미국 상원의원단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면담 자리에 배석하기도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역시 올해 7월 SK바이오팜의 미국 현지 법인을 찾아 “최근 미국의 생물보안법 추진이 국가안보 정책에 미칠 잠재적 영향을 검토하고 대응하라”는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미국에서 CDMO 사업 중인 SK팜테코 관계자는 “우시바이오와 겹치는 사업 영역이 있어 신규 유입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며 “올해 4, 5월부터 주요 글로벌 제약사들이 SK팜테코를 포함해 비(非)중국계 CDMO 기업들을 찾는 움직임이 있었다”고 했다.
다만 일본과 인도 바이오 업계도 중국의 빈자리를 노리고 있어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CDMO를 키우고 있는 일본 후지필름은 앞서 4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약 1800억 엔(약 1조6900억 원) 추가 투자를 밝히기도 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