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영어 중심주의 강화 애플 인텔리전스-구글 AI오버뷰 등… 주력인 영어시장에 우선 투자 나서 네이버-뤼튼 등 한국 토종기업들… 한국어 서비스 주도권 잡기 경쟁
애플과 구글이 자사 인공지능(AI) 서비스를 공개하며 1차 지원 언어에서 한국어를 모두 제외했다. 글로벌 빅테크 AI 경쟁이 치열해지며 주력 시장인 영어 검색에 인력과 자본을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가운데 사용 인구수에서 밀리는 한국어가 글로벌 AI 서비스 시장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9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본사에서 열린 신제품 발표회에서 참석자들이 아이폰 16 시리즈를 촬영하고 있다. 이날 새로 공개한 아이폰 16 시리즈는 6.1인치형 기본 모델과 6.7인치형 플러스, 고급 모델인 6.3인치형 프로와 6.9인치형 프로맥스로 구성됐다. 쿠퍼티노=AP뉴시스
구글도 지난달 자사의 AI 검색 기능인 ‘AI 오버뷰(Overview)’ 추가 출시국에서 한국을 제외하면서 한국 사용자 소외 문제가 더욱 커지는 양상이다. 지난해 5월 AI 챗봇 ‘바드(Bard)’를 공개하며 영어에 이어 처음 출시하는 언어로 한국어와 일본어를 선택했던 것과는 상반되는 행보다.
업계에서는 애플 구글 등 기존 글로벌 빅테크들이 ‘챗GPT’의 등장으로 위협적인 경쟁 상황에 처한 데다 ‘환각 현상’에 대한 대처로 기술 여력이 부족해지자, 주력인 영어 시장에 우선 투자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에 나섰다고 보고 있다.
국내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는 “생성형 AI 개발로 검색 시장이 재편되면서 검색 시장을 독점해 온 구글의 위상이 위협받으며 영어 중심 주력 시장에 보다 집중하는 전략을 취할 수밖에 없고, 상대적으로 시장이 작은 한국은 소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 시장에선 토종 기업들이 한국어 기반 데이터로 주도권 잡기에 한창이다. 네이버의 LLM 하이퍼클로바X는 챗GPT보다 한국어 데이터를 6500배 더 많이 학습해 한국 문화, 사회·보편적 인식에 대해 높은 이해도를 보유한 강점을 내세우고 있다. 이를 통해 한국어 검색에도 주력하며 올 2분기 지도·장소, 금융·경제, 쇼핑, 어학 등 주요 주제의 검색 건수는 5년 전에 비해 두 자릿수 비율로 증가했다. 특히 지도·장소, 금융·경제 분야의 검색 건수 증가율은 30%대에 달했다. 한국 토종 스타트업인 뤼튼테크놀로지스의 뤼튼은 한국어 기반 생성형 AI 서비스를 내세워 월간활성이용자(MAU) 400만 명을 기록하는 등 1020세대를 중심으로 국내에서 급성장 중이다.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실시간 검색 기능을 추가해 플랫폼에 머무는 시간을 늘리고, 쇼츠 형식으로 최근 동향을 알려주는 ‘7초 기능’을 추가했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