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엄마, 엄마 보고 싶어.”
―이준익 ‘라디오 스타’
“엄마 나 선옥이, 엄마, 잘 있나? 이거 들리나? 어…엄마 비오네?” 이준익 감독의 영화 ‘라디오 스타’에서 영월의 MBS 방송국에 라디오 DJ로 가게 된 최곤(박중훈)은 한때 스타였던 자신이 이런 곳에 있다는 게 너무나 싫다. 그래서 대충대충 방송을 하고 급기야 라디오 부스에 다방 커피까지 시키는데, 김 양(안미나)에게도 한마디 해보라고 한다. “기억나? 나 집 나올 때도 비 왔는데 엄마 그거 알아? 나 엄마 미워서 집 나온 거 아니거든. 그때는 내가 엄마 미워하는지 알고 있었는데, 지금 나와서 생각해 보니까 세상 사람들은 다 밉고 엄마만 안 밉더라. 그래서 내가 미웠어.” 갑작스러운 엄마 이야기에 방송국 사람들은 물론이고 방송을 듣던 영월 주민들도 숙연해진다. 비에 촉촉이 젖어가는 영월의 풍경들 위로 김 양의 목소리도 점점 젖어든다. “엄마, 나 비 오는 날이면 항상 엄마가 해주던 부침개 해보거든? 근데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봐도 그때 그 맛이 안 나더라. 엄마…보고 싶어, 엄마… 엄마, 엄마 보고 싶어.”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