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장 발을 만지는 사람들 회장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발 마사지 봉사를 하는 김만장 회장. 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한국인을 처음 보는 지역 주민들은 처음엔 부끄러워 발을 차마 내밀지 못했다. 용기를 낸 한 두 명이 나섰다. 발만사 회원들은 허름한 신발을 신고 다니는 지역 주민들의 더러운 발을 직접 닦아냈고, 현지 통역을 통해 주민들의 아픈 곳을 물어보고 적절한 발바닥 혈을 짚어 마사지를 이어갔다. 이를 본 주민들은 경계심을 풀고 너도나도 발 마사지를 해달라고 다가왔다. 봉사는 꼬박 3일간 이어졌고, 발 마사지를 받은 주민들은 끼니때마다 봉사단을 집으로 초대했다.
김 회장이 이끄는 발 마사지 봉사단체 발만사는 이렇게 1년에 1번이상 해외 오지 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인생의 전환점
2016년 정부로부터 봉사활동으로 표창장을 받은 김만장 회장. 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김 회장은 “당시 그분은 청담동에 발 마사지 가게를 차렸고 직접 가서 마사지를 받아 본 결과 정말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며 “특별한 기기를 사용하지도 않고 사람들에게 유익한 기운을 줄 수 있다는 것에 감명을 받았다”고 전했다.
당시 그가 갔던 숍에는 마사지만 하던 방이 12개 있었는데 항상 손님들도 방이 꽉 차 있었다. 유명 탤런트, 운동선수, 정치인들이 발 마사지를 받으러 왔다. 발 마사지에 푹 빠진 그는 2년 7개월 동안 기술을 배웠다.
발 마사지 전문가로 거듭나
쇼트트랙 ‘여제’ 진선유 선수의 발 마사지를 하고 있는 김만장 발만사 회장. 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친구는 자신의 아내에게 김 회장의 발 마사지를 시험 삼아 받아보게 했다. 친구 아내는 김 회장의 발 마사지에 크게 만족했고 그 길로 김 회장은 친구와 동업하게 됐다. 그는 “친구가 자신의 병원 안에 발 마사지를 전담하는 족구 클리닉을 열 것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친구의 병원에서 족구클리닉을 담당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재활을 도왔다. 그의 재활 코스를 거쳐 간 사람들은 유명 운동선수들이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의 명성 또한 높아져만 갔다.
그는 17년간 사람들의 재활 치료를 도우면서 익혔던 경험과 기술들을 정리해 책을 작성하기도 했다.
발 마사지 봉사자로서의 삶
현지 선교인력들에게 발 마사지 강연을 하고 있는 김만장 회장. 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그는 몸담은 교단에서 열정적으로 봉사를 하는 사람들을 중점적으로 발만사를 만들었다. 발만사 회원들은 김 회장으로부터 발 마사지 경험과 기술들을 전수받아 어려운 사람들에게 발 마사지 봉사를 수행할 수 있는 단계까지 올라왔다. 김 회장은 “발만사를 만든 지 1년 만에 활동 회원들이 32명이 넘었다. 이들은 모두 자신의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 봉사를 다니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34년간 갈고 닦아온 자신의 기술을 국외 오지 주민들에게 전수해 주기도 했다. 그에게 발 마사지를 배운 주민들이 다른 사람에게 발 마사지 봉사를 하면서 선순환이 이어졌다.
정부는 김 회장의 이런 공로를 인정해 2016년에 자원봉사 대상 국무총리상을 수여했다.
발 마사지 봉사를 하면서 쌓아간 인연
몽골 유도 대표팀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에게 발 마사지를 하고 사진을 찍은 김만장 회장(왼쪽에서 3번째). 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김 회장의 발 마사지 봉사로 해외 운동선수가 좋은 성과를 낸 적도 있었다. 몽골 유도 대표단이 세계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당시 몽골 유도 대표단에는 대회 우승 유망주로 꼽히던 한 선수가 있었는데, 해당 선수는 한국에 오자마자 환경과 음식의 변화로 대회에 나가지 못할 정도로 아팠다고 한다. 김 회장은 해외 봉사를 자주 나가면서 인연을 맺게 된 몽골 유도 대표팀 관계자들에게 이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
김 회장은 “봉사를 통해 알게 된 몽골 대표팀 관계자가 해당 선수에 대해 발 마사지를 부탁했다”며 “정말 큰일이라고 생각하고 바로 준비해서 몽골 대표팀 숙소로 이동했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이후 그는 3일간 아픈 선수에게 발 마사지를 했고, 해당 선수는 기력을 회복해 대회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김 회장은 “간절히 기도하며 마사지를 했고 하나님이 도와주신 것뿐”이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계속되는 발 봉사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발 마사지 봉사를 하는 김만장 회장. 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82세라는 고령에도 김 회장의 봉사는 계속되고 있다. 그는 “발 마사지는 최소한의 기본 체력이 유지돼야 할 수 있다. 내가 남한테 폐 안 끼치고 이 일을 할 수 있는 한 앞으로 계속할 예정이다. 체력이 지탱하는 한 그날까지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 회장은 발 마사지를 업으로 삼은 지난 37년간 생활에 도움이 됐고 심신이 건강해져 누가 보더라도 82세 할아버지로 보지 않는다며 웃었다. 그는 “80년 이상 살다 보니 물질적인 풍요로움으로 인한 행복은 절대 무시 못 한다. 돈은 절대 싫어할 수가 없는 존재다”라고 전했다.
다만 그는 “나의 작은 수고가 이웃의 건강한 삶에 보탬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무엇하고도 비교할 수 없는 행복이요 수입이다”라며 “이런 능력들은 내가 섬기는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로 거져 받았으니 거져 준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남은 생애 봉사자로서 여정을 즐겁게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김 회장은 발 마사지를 업으로 삼은 지난 37년간 생활에 도움이 됐고 심신이 건강해져 누가 보더라도 82세 할아버지로 보지 않는다며 웃었다. 그는 “80년 이상 살다 보니 물질적인 풍요로움으로 인한 행복은 절대 무시 못 한다. 돈은 절대 싫어할 수가 없는 존재다”라고 전했다.
다만 그는 “나의 작은 수고가 이웃의 건강한 삶에 보탬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무엇하고도 비교할 수 없는 행복이요 수입이다”라며 “이런 능력들은 내가 섬기는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로 거져 받았으니 거져 준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남은 생애 봉사자로서 여정을 즐겁게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 ‘따뜻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사람들’(따만사)은 기부와 봉사로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들, 자기 몸을 아끼지 않고 위기에 빠진 타인을 도운 의인들, 사회적 약자를 위해 공간을 만드는 사람들 등 우리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웃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주변에 숨겨진 ‘따만사’가 있으면 메일(ddamansa@donga.com)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