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공백 분수령] 경찰 “관련 4명 수사중” 의협 “부당”
응급실 등 의료 현장에서 근무하는 의사 등의 실명을 공개한 이른바 ‘블랙리스트’ 게시물과 관련해 대한의사협회(의협)가 회원들에게 자제를 촉구했다. 대통령실도 블랙리스트 작성 및 유포자들에 대한 엄정 대응 방침을 밝혔다. 경찰은 관련자 4명을 특정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의협은 10일 보도자료를 내고 “응급실 블랙리스트 작성·유포로 의료계 내 갈등이 불거지고 국민들께 우려를 끼친 것에 대해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며 “이런 의료계 내부 갈등은 사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명단 작성·유포를 중단해 주실 것을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최근 온라인에는 의료 현장에 남은 의사와 병원에 복귀한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등의 실명과 출신 대학, 가족 관계 등을 적시한 ‘감사한 의사 명단’ 사이트가 일반인도 볼 수 있는 상태로 운영 중이다. 특히 7일에는 ‘응급실 부역’이라는 카테고리가 생겨 응급실에 남은 전문의와 파견 군의관 등의 실명 등이 올라왔다.
또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이날 응급실 블랙리스트 관련자 4명을 특정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 중 주동자 1명에 대해선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나머지 3명은 게시물을 주변에 공유한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의협은 블랙리스트와 관련된 경찰의 수사가 부당하다며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협은 “명단 유포 피해자의 직접 고발 없이 정부의 유불리에 따라 선별적으로 수사 대상자를 특정해 수사하는 경찰의 행태에 유감을 표한다”며 “경찰은 의협 회원들 개인 간 문제를 정치적으로 악용해 양쪽 모두를 피해자로 만드는 파렴치한 수사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