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안보분야 국회 대정부질문 장관 불참 논란에 5시간 늦춰져
뒤늦게 대정부질문 참석한 국방장관 김용현 국방부 장관(왼쪽)이 10일 밤 열린 외교·통일·안보 분야 국회 대정부질문에 참석해 관계자와 대화하고 있다. 김 장관은 대정부질문에 불참하려다가 논란이 일자 오후 9시 40분경 참석했다. 대정부질문은 예정 시간인 오후 2시보다 5시간 늦은 오후 7시경 시작됐다. 뉴시스
10일 밤 열린 외교·통일·안보 분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은 김용현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김 장관이 장관 후보자 때인 8월 24일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골프를 쳤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김 장관은 “동행했으면 옷을 벗겠다”고 반박했다. 이날 오후 2시 시작하려던 대정부질문은 김 장관과 조태열 외교부 장관의 불참 논란이 벌어지면서 예정보다 5시간 늦춰 오후 7시경부터 시작됐다.
장 의원은 이날 “지난달 24일 성남 한성대골프장에 전임 골프팀이 다 빠져나가고 난 이후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그리고 경호처 1인이 골프장을 이용했다는 제보가 있다”며 “경호처 1인이 장관 아니냐”고 질의했다. 이에 김 장관은 “거기 간 적도 없고 인사청문회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어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장 의원이 “후보자 신분으로 청문회 준비를 안 하고 대통령 부부와 골프를 쳤다면 당연히 낙마 사유”라고 하자 김 장관은 “사실 확인부터 하라”며 “제가 옷을 벗겠다. 제발 그러지 말라”고 반박했다.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가 “김대중-오부치 선언에서 (일본은) 가장 확실하게 명시적으로 (과거사에 대해) 사과했다”고 말했다. 이에 야당 의원석에서 “어느 나라 총리냐”, “아베, 기시다가 사과했느냐”는 등의 반발이 터져 나와 질의가 잠시 중단됐다.
여야는 불출석 문제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불가피한 사유가 있을 때는 양당 교섭단체의 승인, 동의를 받아 불출석하게 된다”며 “양당과 국회의장의 허락을 받았다”고 했다. 당 사무처도 “외교부는 8월 30일 양해 요청을 해 민주당이 9월 3일 양해 확인서에 박찬대 원내대표 직인을 찍었고 국방부는 장관 임명 후 양해를 요청해 민주당이 9월 9일 확인서에 직인을 찍어 국방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국무위원들이 중대하고 특별한 사유 없이 대정부질문에 불출석하는 것은 국회와 헌법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불참 양해를 사전에 승인한 데 대해 “직인을 찍은 건 실무자들의 행정적인 절차였을 뿐 정부의 대정부질문 회피 명분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두 장관의 불참 사실을 9일 보고받았다고 한다. 다만 민주당 내부에서도 “원내대표실이 대리출석 확인서에 도장을 찍어 놓곤 이를 잊은 채 불출석 관련 공세를 펼쳐 혼선을 빚은 것 같다”는 지적이 나왔다.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