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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우크라 미사일 ‘러 심부 타격’ 허용 가능성에 “고려 중”

입력 | 2024-09-11 10:49:00

“지금 당장 그 문제를 다루고 있다”



AP 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장거리 미사일을 러시아 본토 내부 공격에 사용할 수 있도록 사용 범위 제한을 완화할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AFP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각) 미국 수도 워싱턴DC에서 뉴욕으로 향하던 중 미국산 미사일을 이용한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장거리 타격을 허용할 가능성과 관련해 “우리는 지금 당장 그 문제를 다루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미국, 유럽연합(EU) 등을 중심으로 이란이 러시아에 미사일을 공급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제재를 발표한 가운데 나왔다. 우크라이나는 단교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전날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사실상 이란을 지목하며 “러시아에 탄도미사일이 공급되는 상황에 대응해 우크라이나는 테러를 피하기 위해 서방 무기로 미사일을 보관하는 창고를 파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은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미사일 사용에 제한을 두면서 러시아 본토 내륙 타격을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고 있다. 다만 국경 지역 일부에 제한적인 사용은 용인해 왔다. 확전을 경계해 신중론을 택하며 수비적인 입장을 보이는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대규모 공격을 감행하지 못하도록 본토 안 깊숙한 원점을 타격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방공능력을 최대로 동원해 물량 공세를 막아서는 데 주력해 왔다. 하지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필두로 행정부와 군은 계속해서 러시아 깊숙한 곳을 겨냥한 목표물 타격 허용을 요청해 왔다.

서방에서 제공한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가 대규모 공격에 나서지 못하도록 발사 지점, 공군기지, 물류거점, 지휘 통제소, 병력 집결소 등 주요 시설을 무력화하겠다는 발상이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주로 진격하면서 동부 전선의 불안정성을 자초하고 있는 것도 러시아 심부 타격 허용을 얻어내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무기 사용 용도 제한 해제 문제는 지난 5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제기해 몇 달 동안 EU 의제로 올라와 있다. 네덜란드, 스웨덴, 덴마크, 핀란드, 폴란드, 발트해 3국(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 등 일부 회원국이 요청을 승인했지만 보편적 공감대가 형성된 것은 아니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영국이 제공한 스톰 섀도의 러시아 심부 타격과 관련해 영국과 프랑스는 동의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반면 미국, 독일, 이탈리아 등은 확전을 이유로 이를 거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FT는 전차와 순항미사일 공급 때와 같이 영국과 프랑스가 앞장서면 결국 미국도 따라오리라고 전망했다. 결국 서방의 허용 결정은 시간과 문제이지 가부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결국 우크라이나가 서방에서 받아온 미사일로 러시아 내부를 공격하는 일이 발생하게 될 것으로 점친 것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