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통계 집계 후 최대 증가…“9월 대출규제 전 수요 몰려” 은행 가계대출 9.3조 급증…“9월엔 둔화 예상, 불확실성 커”
(자료사진) /뉴스1
(한은 제공)
(자료사진) /뉴스1
8월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증가 폭이 2004년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대치를 다시 썼다. 지난 20여년간 본 적 없는 주담대 급증세다.
한국은행이 11일 펴낸 ‘2024년 8월 중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달 은행 주담대는 한 달 새 8조 2000억 원 증가한 890조 6000억 원을 기록했다.
주담대 증가 폭이 2004년 통계 편제 이후 최대치를 경신했다. 전월(+5.6조 원)보다 무려 2조 6000억 원 큰 규모다.
박민철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수도권 중심으로 주택 매매가 증가하고 입주 물량이 늘어난 영향으로 주담대 증가 규모가 상당 폭 확대됐다”며 “5~6월 서울 아파트 위주로 늘어난 주택 매매가 2~3개월 시차를 두고 반영된 영향이 가장 주요하다”고 말했다.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도입 예고도 영향을 미쳤다. 박 차장은 “9월 대출 규제 도입 이전 먼저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가 발생한 영향도 어느 정도 있었던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자료사진) /뉴스1
주담대 급증으로 전체 은행 가계대출 또한 급증했다.
8월 은행 가계대출은 한 달 전보다 9조 3000억원 늘어난 1130조 원을 나타냈다.
가계대출 급증세가 이어지면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는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13회 연속 동결한 주된 결정 배경으로 집값과 가계대출 불안을 지목한 바 있다.
다만 한은은 9월에는 가계대출 증가 폭이 8월보다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의 8.8 부동산 대책과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 등 거시건전성 정책이 일정 부분 효과를 낼 것이라고 관측했기 때문이다.
박 차장은 “6~7월 서울에서 주택 거래가 상당히 늘었는데 그 효과가 8월 나타났고 9월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다만 8월에는 스트레스 DSR 규제 예고, 휴가철과 같은 일시적인 요인이 가세한 측면이 있어서 9월 가계대출 증가 폭은 조금 줄어들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8월에는 주택 거래량도 약간 축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료사진) /뉴스1
오는 10월 이후 가계대출 추이는 불확실성이 큰 것으로 평가됐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1조 1000억 원 뛰면서 전월(-0.1조 원)의 감소세가 증가로 전환했다. 여름 휴가철과 주식 투자 관련 일시 자금 수요 여파로 분석됐다.
8월 전세자금대출은 7000억 원 증가해 전월(+0.5조 원)보다 증가 폭이 확대됐다.
다만 박 차장은 “전세 시장이 본격적인 상승세로 진입하진 않았다”며 “그간의 역전세 상황이 회복되는 상황으로, 전세대출이 가계대출을 주도할 정도까지 갈 것으로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