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3공구에서만 3건 일어나 “특정 지역 반복” 주민들 불안감 지반 불균형-염분 등 복합적 원인 11월까지 보강공사 실시하기로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1·3공구 지하 8m 깊이에 매설된 공동구 내 배수본관 모습. 인천시 제공
신도시인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최근 상수도관 파열로 인한 누수 사고가 잇따르면서 주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천시는 바다를 매립해 만든 송도국제도시 특성상 상수도관 연결 부위가 염분에 의해 빠르게 부식되는 등 복합적 원인에 따른 누수로 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11일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선 3건의 상수도관 누수 사고가 발생했다. 올 6월과 지난달 20일에 누수가 발생해 도로 일부가 물에 잠겼고, 이달 5일에도 비슷한 사고가 반복됐다. 특히 6월 발생한 사고로 당시 주변 아파트 단지 수도 공급에 차질이 생겨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기도 했다. 이들 3곳은 모두 송도 1·3공구인 송도2동 일대다.
이 중 6월과 8월 발생한 사고는 지하 8m 깊이 공동구에 매설된 상수도 ‘배수본관’과 지하 2m 깊이에 매설된 ‘배수지관’을 연결하는 지점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공동구는 상수도관뿐 아니라 통신선로 같은 지하 매설물이 함께 묻혀 있는 형태로, 송도와 청라 등 주로 신도시에 적용된 방식이다.
또 배수본관과 배수지관의 연결 지점이 갯벌 등에 위치해 있어 염분에 의해 빠르게 부식되고, 연결 부위가 90도의 수직 배관 형태로 돼 있어 충격이 가중되는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고가 잇따른 송도 1·3공구의 상수도 배수본관은 2009년에 매설됐고, 배수본관과 배수지관의 연결 지점은 총 17곳이다.
누수 사고가 잇따르면서 주민들의 우려도 적지 않다. 송도국제도시가 조성된 지 비교적 얼마 되지 않은 신도시인 데다 통상적인 수도관 내구연한(30년)에 미치지 못했음에도 누수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송도 주민 이모 씨(62)는 “송도가 다른 지역에 비하면 신도시로 꼽히는데도 누수 사고가 잇따르니 불안할 수밖에 없다”며 “토지 염분이 문제라면 전체적으로 문제가 발생해야 하는데, 특정 지역에서만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 보다 정확한 원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누수 사고가 반복되자 시는 올 11월까지 3억 원을 들여 사고 발생 지점과 조건이 유사한 2개 연결지점에 대해 보강공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염분에 강한 관을 사용하고, 연결지점에는 염분이 적은 토사로 대체할 계획이다. 또 충격을 가중시키는 수직 배관을 곡선으로 대체할 예정이다.
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관로 보수·보강 공사를 통해 송도국제도시의 누수 사고를 원천적으로 방지하겠다”며 “공사에 앞서 주민들에게 공사 개요와 대책 등을 설명하고, 향후 있을 수 있는 불편에 대해 양해를 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승배 기자 ks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