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긴급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한 뉴진스 멤버들. 왼쪽부터 해린, 하니, 혜인, 다니엘, 민지. 유튜브 갈무리
그룹 뉴진스가 11일 하이브와 방시혁 의장을 향해 “25일까지 어도어를 원래대로 돌려놓으라”며 최후통첩을 날렸다. 민희진 전 대표와 하이브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이후 뉴진스가 하이브와 방 의장을 상대로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뉴진스 멤버 5명(민지, 하니, 다니엘, 해린, 혜인)은 이날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우리가 원하는 건 민 전 대표가 대표로 있는, 경영과 프로듀싱이 통합된 원래의 어도어”라며 이같이 밝혔다. 민지는 “이런 요청을 드리는 것은 이것이 하이브와 싸우지 않고 잘 지낼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민 전 대표는 지난달 27일 ‘경영과 제작의 분리 원칙’ 등을 이유로 뉴진스 소속사 어도어의 대표이사직에서 전격 해임됐다. 어도어는 김주영 대표를 어도어 신임 대표로 선임하면서 민 전 대표에게 프로듀싱을 계속 맡긴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민 전 대표는 독소조항 등을 이유로 이를 거부한 상태다.
혜인은 또 “하이브는 뉴진스 컴백 일주일 전 민 전 대표의 배임 기사를 냈다. 대체 어디가 뉴진스를 위한 것인지 묻고 싶다”고 날을 세웠다. 다니엘도 “인간적인 측면에서 민 전 대표를 그만 괴롭혀라. 이제 하이브가 비인간적인 회사로만 보인다. 우리가 이런 회사를 보고 무엇을 배우겠느냐”고 따져 물었다.
민지는 “(어도어) 새 경영진이 프로듀싱에 간섭하지 않겠다는 말을 지킬 생각이었다면 신우석 감독과의 일이 벌어져선 안 됐다”고 꼬집었다. 최근 김 대표 체제 어도어가 뉴진스의 ‘디토’ ‘ETA’ 등의 뮤직비디오를 연출한 돌고래유괴단 신우석 대표에게 작업물을 삭제하라고 요구한 사건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민지는 “민 전 대표님은 물론 함께 작업한 감독님들을 존중·예우해 달라. 지금 (새 경영진이) 하는 일들은 절대 우리를 위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니엘도 “정말 우리를 위한다면 ‘위한다’는 말만 하지 말고, 우리가 의지할 수 있고, 즐길 수 있고, 좋아하는 음악으로 활동할 수 있게 놔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린은 “외부 세력이 우리를 끊임없이 방해하는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작업물을 잃을 뻔한 상황에서 그들이 속한 사회에 순응하거나 동조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민지는 “반년째 우리에 대한 불필요하고 피곤한 얘기들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어 마음이 불편하다”며 “미래는커녕 과거 작업물, 팀 색까지 잃게 될 거라는 게 가장 속상하고 무기력하다”고 토로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