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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윈, 3년8개월만에 ‘미운털’ 족쇄 벗고 공개활동 기지개[지금, 이 사람]

입력 | 2024-09-12 03:00:00

中당국 “反독점 조사종료” 발표
마윈, 직원들에 “혁신 나설 것”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중 하나인 알리바바의 마윈(馬雲·60·사진) 창업주가 창립 25주년을 맞아 직원들에게 혁신을 위한 ‘이상주의 정신’을 강조했다. 3년 넘게 이어진 중국 정부의 알리바바 반독점조사 동안 잠행을 이어 갔던 마윈이 지난달 30일 조사 종료 발표 뒤 본격적인 공개 활동을 재개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경제신문 디이차이징(第一財經)에 따르면 마윈은 10일 창립기념을 맞아 회사 내부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지난 25년 동안 가장 자랑스러운 것은 얼마나 많은 돈을 벌었는지가 아니라 훌륭한 젊은이들과 함께 미래를 창조해 온 것”이라고 말했다.

마윈은 이어 “치열한 경쟁과 압박 속에서도 스스로 누구인지 잊어서는 안 되며, ‘이상주의 정신’이야말로 알리바바를 알리바바답게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최근 인공지능(AI) 열풍 속에 어떤 회사도 영원히 1위를 하기 힘든 상황이지만, 시장의 힘과 혁신의 가치를 믿어야 한다”며 직원들을 독려했다.

마윈은 1999년 중국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시의 허름한 아파트에서 동료 17명과 알리바바를 창업했다. 이후 전자결제시스템 ‘알리페이’와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 등을 만들며 알리바바를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키워냈다. 하지만 승승장구하던 그는 2020년 10월 중국의 낙후된 금융 규제를 ‘전당포 영업’에 비유해 당국의 심기를 건드렸다. 이후 중국 정부는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알리바바에 대한 조사에 나섰고, 계열사인 앤트그룹의 홍콩 증시 상장도 중단됐다. 한때 실종설과 체포설이 나돌던 마윈은 해외를 떠돌다가 지난해 3월 중국으로 복귀했다.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은 지난달 30일 알리바바 조사를 끝냈다고 공식 발표했다. 감독총국 측은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알리바바의 독점 행위가 완전히 중단됐고, 시정 조치가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평했다. 약 3년 8개월 동안 알리바바를 짓누르던 족쇄가 풀린 셈이다. 마윈은 회사 경영에서 물러나 대주주이자 명예회장을 맡고 있지만, 지난해 중순 알리바바 지배구조 개편 발표 전 회사 임원들을 소집해 회의를 여는 등 사실상 경영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