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이스라엘 “인질 풀어주면 신와르 안전보장”

입력 | 2024-09-12 03:00:00

국내외 비난 여론에 유화책 제시
인질 살해된 지하터널 영상도 공개
가자 안전구역 공습 최소 19명 숨져



인질 6명 시신 발견된 하마스 지하터널 10일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이 지난달 31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인질 6명을 살해한 가자지구 남부 라파 인근의 한 터널에서 찍은 동영상을 통해 하마스의 만행을 규탄하고 있다. 사진 출처 ‘X’


최근 국내외에서 휴전 압박에 직면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에 살해된 민간인 인질 6명의 시신이 발견된 가자지구 지하터널 영상을 공개하며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남은 인질을 석방하면 야흐야 신와르 하마스 정치국 최고지도자(사진)의 안전을 보장하겠다는 협상 제안도 내놓았다. 하지만 같은 날 자신들이 지정했던 안전구역을 공습해 민간인 등 최소 19명을 숨지게 만들어 국제사회의 시선은 갈수록 차가워지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10일 소셜미디어 X에 다니엘 하가리 군 대변인이 터널에 들어간 3분 16초 분량의 영상을 올렸다. 하가리 대변인은 “인질들이 해당 터널에 억류되어 있었다”며 “바닥에 피가 보인다. 여기서 인질이 잔혹하게 살해됐다”고 주장했다. 바닥에는 하마스 소유로 추정되는 AK-47 소총 탄창과 인질이 사용한 듯한 머리빗과 옷 등 생활용품 등이 널려 있었다.

하가리 대변인은 “공기가 부족해 숨 쉬기도 어려운 환경에서 11개월 동안 살았던 인질들을 하마스가 죽였다”며 “우리는 인질을 데려오기 위해 모든 것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정부가 해당 영상을 공개한 건 지난달 31일 인질들의 시신이 발견된 뒤 전국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열리는 등 국내외 정세가 심각하게 나빠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인질실종자가족포럼은 해당 영상 공개 뒤 “인질들의 목숨이 얇은 실에 위태롭게 매달려 있다”며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내각의 침묵과 무대책은 역사에 남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휴전 협상에 나선 이스라엘 측은 인질 석방의 대가로 하마스 ‘1인자’인 신와르 최고지도자의 안전을 보장하겠단 제안도 제시했다. 이날 갈 히르슈 이스라엘 인질특사는 블룸버그에 “신와르와 그의 가족 및 측근에게 안전한 통로를 제공하겠다”며 “하마스 측에 이틀 전 운을 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하마스 측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협상에서 다소 유화적인 태도를 내비친 모습과 달리, 이스라엘은 민간인 피해가 불가피한 가자지구 공습을 지속하고 있다.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전날 남부 칸유니스 알마와시 난민촌에 미사일이 떨어져 최소 19명이 숨지고 60여 명이 다쳤다. 뉴욕타임스(NYT)는 “폭격으로 생긴 지름 15m짜리 구덩이 2곳에 피란민들이 빨려 들어갔다”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조직원 3명을 제거하기 위한 작전”이라고 해명했으나,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이 직접 지정했던 안전구역을 공격했다며 비난하고 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