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5년 전 미국 워싱턴에 들어선 대한제국 공사관(사진)이 미국 국가사적지(NRHP)로 지정됐다.
11일 국가유산청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에 따르면 1889년 워싱턴에 설치된 주미 대한제국 공사관이 미국 국가사적지로 등재됐다. 국가사적지는 미국 정부가 역사적 가치가 높은 건물이나 구조물, 장소 등을 보존하기 위해 지정하는 것이다. 한국 정부가 소유한 역사적 장소가 미국 국가사적지로 등재된 건 처음이다. 국가유산청은 “한미 외교의 현장으로 미국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장소라는 점이 인정됐다”고 밝혔다.
백악관에서 1.5km 떨어진 이 건물은 조선이 서구권에 처음 설치한 외교공관이다. 미국 남북전쟁에 참전한 군인 출신 정치인 세스 펠프스의 저택을 매입해 1889년 2월 주미 공관으로 사용했다. 앞서 조선은 1882년 미국과 수호통상조약을 체결한 뒤 1887년 박정양을 초대 주미 전권공사로 보냈다. 1910년 한일 강제병합으로 일제가 이 건물을 판 이후 군인 휴양시설 등으로 쓰였다. 2012년 우리 정부가 사들여 역사전시관으로 복원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