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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 철회’ 두산…이복현 “소통하며 증권신고서 검토할 것”

입력 | 2024-09-12 14:28:00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한경협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열린토론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4.09.12. [서울=뉴시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사업 재편 계획을 일부 수정한 두산그룹에 대해 증권신고서 집중 심사를 예고했다. 그는 “사업 모양이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많이 바뀐 형태의 증권신고서를 내야 할 것”이라며 “기업이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소통을 하는게 좋겠다고 (실무단에) 말했다. 다 제 책임하에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복현 원장은 12일 열린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열린 토론’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두산그룹의 ‘합병 철회’ 등 사업 재편 계획 수정을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대한 기자들 질문에 “아무리 그룹이나 기업에서 좋은 의도가 있었다 해도 적절한 주주 소통이 부족함으로 인해 오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전형적 사례로 볼 수 있을 것 같다”며 “단순히 포괄적 주식 교환 철회뿐 아니라 각 계열사,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할 거란 입장을 증권신고서 실무 소통 과정에서 전달받았고 진심으로 그런 의사를 갖고 있다고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전엔 주로 페이퍼 중심으로 소통했다면 이제는 자본시장 활성화와 관련해 우리가 가진 문제의식이 뭔지 솔직히 말하는게 좋지 않나 생각한다”며 “바람이 있다면 시장관계자들의 다양한 것들(이해관계)이 실현된 상태에서 마무리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두산그룹은 앞서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 간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한 합병을 철회했다. 금융감독원이 두산의 합병신고서에 투자자들이 참고할 충분한 정보가 담겨있지 않다며 두차례 정정을 요구한데다 소액주주 및 시장 반응이 좋지 않자 내린 결정으로 풀이된다.

이사회가 주주의 이익을 고려해야 한다는 내용의 상법 개정 이슈와 관련해 이 원장은 “기업 의사결정 과정을 좀 더 투명하게 한다든지, 그 과정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반영이 필요하단 방향에 대해선 전혀 바뀐게 없다”면서도 “하지만 충분히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어떤 안을 만들거나 할 경우엔 오히려 실이 많지 않나 생각한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이어 “기업의 경영 자율성을 (보장하고) 경영상 문제점을 최소하면서도 시장에서 요구하는 주주 보호를 할 수 있는 장치를 찾은 고민을 정부가 하고 있다”며 “아직 확정된 바는 없고 시기도 말할 단계가 아니지만, 여러 목소리를 듣고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상법 개정에 대한 기업 방어권 차원에서 ‘특별배임죄 폐지’를 거론하기도 했지만, 이날은 특별배임죄 폐지에 대한 추가적인 입장 설명을 하지 않았다.

자산운용사들의 적극적 의결권 행사 당부가 안건 찬반 선택에 대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정답이나 오답을 찾기보단 운용사들이 연기금이나 투자자들의 자산을 대리해 운용하는 입장에서 어떤 판단 근거하에 결정을 내렸는지가 사후적으로 확인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전문가로서 노력을 했다면 그 결론이 운용사 간에 다르더라도 각자의 전문가적 영역을 존중해줘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핵심은 적절한 검토가 있었는지, 절차적 측면에 방점이 찍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아직은 원론적인 단계로 기관투자자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문화, 관행을 만들어 가야 하는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