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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 선전에 속았다” 북송 재일교포, 북한 상대 손배소 승소

입력 | 2024-09-12 17:12:00

거짓 선전에 북송됐다 탈출한 뒤 소송 제기
1심, 원고 승소 판결…1명당 1억원씩 지급
“대법 판례에 따라 국내 송달 절차로 진행”



무더운 여름을 맞아 서울중앙지법을 비롯한 전국의 대다수 법원들이 오는 26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2주간 하계 휴정기에 들어간다. 사진은 25일 서울중앙지법의 모습. 2021.07.25. 서울=뉴시스


북한 정권과 재일본조선인총련합회(조총련)의 거짓 선전에 속아 북송됐다 탈출한 재일교포 출신 북한이탈주민들(탈북민)이 북한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1심에서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921단독 염우영 부장판사는 12일 이태경 북송재일교포협회 대표 등 북한이탈주민 5명이 북한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원고 1명당 각 1억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소 제기 이후 북한 측이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아 소송은 공시송달 형태로 진행됐다. 공시송달은 송달이 불가능할 경우 서류를 법원에 보관하며 사유를 게시판에 공고해 내용이 당사자에게 전달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다.

염 부장판사는 “이 사건은 송달이 문제가 된 사건”이라며 “피고(북한)에 대한 송달이 외국 송달로 되어야 하는 부분이 쟁점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헌법과 법률 체계상 피고는 대한민국 내 법인으로 보기 때문에 대법원 판례나 대한민국 법률에 의해 민사소송법에 따른 국내 송달 절차로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북한 정권과 조총련은 지난 1959년부터 1984년까지 북송사업을 사전 기획하고 거짓 선전으로 속여 재일교포들을 북한으로 이주시킨 것으로 파악됐다. 총 북송 재일교포는 9만3000여 명으로 알려졌는데 이들은 모두 강제 노동에 시달리거나 인권 침해를 당했다고 한다.

한국 정부는 북송에 반대하고 마지막으로 북송이 이뤄진 1984년까지 외교적 노력을 보였으나 결과적으로 북송을 저지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 등 재일교포 5명은 지난 3월 “북한의 체제 선전에 속아 입북했다가 억류돼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원고 1명당 1억원의 위자료를 청구하는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