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GM 회장 만나 협력 MOU 테슬라-BYD 추격에 韓美 1위 연합 원자재 공동조달로 수익성 높이고 차종별 플랫폼 교환해 약점 보완
현대자동차가 미국 최대 자동차 회사 제네럴 모터스(GM)와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2일 밝혔다. 사진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메리 바라 제너럴모터스(GM) 회장 겸 CEO와 업무 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2024.09.12. 뉴시스
12일 현대차와 GM에 따르면 정의선 현대차 회장과 메리 배라 GM 회장은 최근 미국 제네시스 하우스 뉴욕에서 만나 포괄적 협력 MOU를 체결했다. 현대차와 GM은 공동 보도자료를 내고 “잠재적인 협력 분야는 친환경 에너지, 전기 및 수소 기술의 공동 개발 및 생산”이라며 “양 사는 배터리 원자재, 철강 및 기타 소재의 통합 소싱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경쟁관계인 두 회사의 협력을 매우 이례적인 일로 평가하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하나를 개발하면 10만 대 이상 팔아야 수익이 난다”며 “하지만 지금은 그런 성과를 낼 만한 곳이 없다 보니 양 사의 협업 필요성이 부각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와 GM의 미래차 동맹은 테슬라와 BYD 등 강력한 전기차 경쟁자들에 주도권을 넘겨줄 수 없다는 위기 의식도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판매량 기준 현대차·기아가 3위, GM은 5위지만 전기차만 따지고 보면 각각 7위와 10위권 밖으로 내려간다. 미국 테슬라와 중국 BYD가 압도적으로 1, 2위를 다투고 있다. 이런 분위기가 계속되면 시간이 갈수록 더 따라잡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 현대차와 GM의 판단으로 보인다.
이번 동맹으로 차량을 만들 때 기초가 되는 플랫폼을 두 회사가 공유해 약점을 보완할 수도 있다. GM의 강점인 픽업트럭 플랫폼을 현대차가 활용하고, 반대로 현대차의 중·소형급 승용차 플랫폼을 GM이 활용하는 방식이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은 “현대차와 GM은 주력 차종이 서로 겹치지 않아 상호 보완 관계를 이룰 수 있다”며 “양 사가 공동 연구개발을 통해 자율주행 기술력도 끌어올릴 기회”라고 말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한재희 기자 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