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고니아 인사이드/이본 쉬나드, 빈센트 스탠리 지음·이영래 옮김/264쪽·2만 원·라이팅하우스
평범한 회사라면 작은 구멍가게에서 시작해 이렇게 매출이 비약적으로 증대됐고, 직원 수는 몇백 배로 늘었고, 선견지명과 결단으로 가득 찬 오너 가문의 영웅적 행동으로 책을 가득 채웠겠지만, 파타고니아는 ‘50년사’를 쓰면서도 ‘우리의 터전인 지구를 되살리기 위해 사업을 한다’라는 기업 철학을 잊지 않았다.
표지 사진이 대표적인 예. 다른 회사라면 큼지막한 창립자 얼굴이 있을 자리를 군데군데 기워진, 허름한 옷 사진으로 채웠다. 평생 수선을 보증하는 자사 제품인 ‘나노 퍼프 재킷’인데, 새 옷을 자꾸 사지 말고 수선해 입자는 것은 파타고니아의 기업 철학 중 하나다. 그리고 이를 실행하기 위해 미국에서 가장 큰 의류 수선 시설을 운영하고 있고, 간단한 수선은 판매 매장 직원들이 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 나아가 홈페이지에 자사 제품을 수선하는 방법을 4개 언어로 공개했다. 설립자(이본 쉬나드)가 많은 고위직 중에서 공동 저자로 회사의 철학과 역사 담당 이사였던 빈센트 스탠리를 골랐으니 더 말할 것이 무엇일까.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