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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가족이 모여서 ‘쿵쾅’… 한가위 층간소음 조심

입력 | 2024-09-14 01:40:00

추석연휴 층간소음 상담 25% 증가
환경부, 소음 줄이기 예방 캠페인



게티이미지코리아


추석 명절 연휴가 시작됐다. 온 가족이 모여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이 될 것을 기대하지만 큰 걸림돌이 하나 있다. 층간 소음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추석 연휴 이후 층간 소음 이웃사이센터로 접수된 전화상담 신청 건수를 분석한 결과, 연휴 이전(1주 평균·186건)보다 연휴 이후(234건)가 25% 이상 증가했다.

끔찍한 범죄로 이어지기도 했다. 2013년 설 연휴 때 서울 중랑구의 한 아파트에서 층간 소음으로 시작된 다툼으로 아래층 거주자가 흉기로 위층 형제 2명을 살해한 것. 사건을 일으킨 범인은 현재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아쉽게도 정부가 층간 소음으로 내놓은 대책은 그다지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최근 발행한 보고서 ‘2023회계연도 결산 위원회별 분석―국토교통위원회’에서 “층간 소음 저감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기존 주택의 층간 소음을 줄이기 위해 2023년부터 ‘층간 소음 성능보강 사업’과 ‘층간 소음 개선 리모델링’을 신규 추진했다.

성능보강은 소음 매트를 사거나 시공하는 데 필요한 경비를 장기 저리로 융자해주는 사업이다. 리모델링은 고성능 바닥 구조로 바꾸는 데 들어가는 사업비 일부를 저금리로 지원해준다.

국토부는 이를 위해 지난해 성능보강에 150억 원, 리모델링에 40억 원의 예산도 편성했다. 하지만 성능보강은 5000채 목표에 43채(집행률·0.9%)만이 신청했고, 예산 집행도 1억1000만 원(0.7%)에 그쳤다. 리모델링 지원 예산은 아예 한 푼도 사용하지 못했다.

올해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성능보강은 올해 27억 원을 편성했지만 1억 9500만 원(4월 말 기준)을 지원했을 뿐이다. 리모델링도 12억 원을 준비했으나 아직 실적이 없다.

게다가 성능보강 사업의 층간 소음 문제 해결 수단인 소음 저감 매트의 성능이 좋지 않은 점도 걸림돌이다.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층간 소음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아이들의 뛰는 소리나 발걸음 소리로 중량 소음에 해당하는데, 현재 시판 중인 매트 10개 가운데 9개는 중량 소음 차단에 효과가 미미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입주자 스스로 이번 추석 명절 연휴를 즐겁게 보내기 위해선 층간 소음 줄이기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

환경부는 이와 관련해 10일부터 ‘층간 소음 없는 한가위 보내기’ 캠페인을 통해 △하루에 2번 이웃과 인사하기 △밤부터 오전 6시까지 더 배려하기 △생활 소음 4dB(데시벨) 낮추기 △2cm 이상 두꺼운 매트 위에서 놀기 등을 제안했다. 특히 생활 소음과 관련해선 바닥이 두꺼운 실내화를 신거나 TV 등의 음량을 5단계 낮출 것을 권했다.

차상곤 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은 “사전 예방 조치를 잘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층 입주자에게 메모지를 통해 친지들의 방문 여부를 묻고, 관리소(경비실)에 위층 방문객이 있으면 알려 달라고 요청하라는 것이다. 또 “잠은 평소 소음이 가장 적은 방에서 자고, 조용한 빗소리 같은 백색소음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고 덧붙였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