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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그림자’ 바뀌나…‘실세 조용원’과 맞먹은 새 핵심 박정천

입력 | 2024-09-18 06:50:00

올해 ‘김정은 최다 수행자’ 1위 박정천 33회…조용원 32회로 2위
수해복구 등 군 투입 건설 현장도 동행…軍 총괄하며 실세 입지 다져




(평양 노동신문=뉴스1)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공개 행보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최다 수행자’가 바뀌었다. 올해는 그간 ‘김정은 그림자’라고 불리며 지근거리 수행을 도맡았던 조용원 당 비서보다 박정천 당 비서가 더 많이 김 총비서를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통일부의 북한정보포털에 따르면 13일 기준 올해 김 총비서를 가장 많이 수행한 인물은 박정천으로 총 33회였다. 조용원은 32회로 2위, 그다음이 리일환·김재룡·조춘룡 당 비서와 김덕훈 내각총리가 17회로 공동 3위다.

조직부문 비서인 조용원은 ‘비선 실세’라고 여겨질 정도로 김 총비서의 공개활동에 빈번하게 동행해 온 인물이다. 지난 2018년 평양 남북정상회담,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과 이듬해 하노이 북미회담 때 김 총비서의 일거수일투족을 챙기며 그의 최측근으로 꼽혔다.

지난 2021년 8차 당 대회에서 북한 권력의 핵심인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승진했고 이후에도 별다른 부침 없이 북한 권력 구도의 중심을 지키고 있다. 지난 2021년 26회, 2022년 43회, 2023년 30회로 최근 3년간 김 총비서의 공개행보를 가장 많이 따라다닌 수행원이기도 하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박정천은 조용원과 비교하면 부침이 잦았다. 현재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군부 1인자’이자 군사 분야에서 김 총비서의 최측근에 해당하지만 최근 몇 년간 여러 차례 좌천과 복귀를 반복하며 입지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가 본격적으로 고위 간부 대열에 합류한 초기에는 군 최고계급인 원수까지 초고속 승진을 하며 주목을 받았다. 그러다 지난 2021년 6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주민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 사건’에 책임이 있다는 이유로 강등됐다가 두 달 뒤 복귀했고, 지난해 1월에도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서 돌연 해임됐다가 8월에 다시 돌아왔다.

그랬던 박정천이 올 들어 조용원보다 수행 횟수가 많아진 것은 김 총비서의 군사부문 공개 행보가 잦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해 김 총비서의 공개활동 106회 중에서 군사부문 공개활동은 군 관련 행사를 포함해 40회가 넘는다.

눈에 띄는 것은 박정천이 조춘룡 당 비서(군수공업부장·17회)나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정치국 상무위원·6회) 같은 다른 군 분야 간부들보다도 수행 횟수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점이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이는 군수를 담당하는 조춘룡이 김 총비서의 군수공장 시찰 등에 주로 수행자로 나서고, 올해 당 비서에서 물러난 리병철이 정치국 상무위원으로서 경축 행사 위주로 동행하는 것과 달리 박정천은 행사의 성격을 가리지 않고 군과 관련된 대부분의 일정을 수행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박정천이 수행한 김 총비서 공개 행보를 보면 국방공업기업소, 선박건조사업 현지지도 등 국방력 강화 일정 외에도 국방과학원 창립 60년 축하방문, 군 창설 76주년 경축연회 등 경축 행사 그리고 ‘지방발전 20X10 정책’에 따라 진행 중인 지방공업 공장 건설 현장이나 압록강 일대 홍수로 인한 복구 조치 회의 등 군 동원 건설 사업 현장도 포함돼 있다.

박정천은 당 비서,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당 산하 전문부서인 군정지도부 부장을 겸하면서 현재 북한의 군사부문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은 것으로 보인다. 이 추세라면 올해 김 총비서의 ‘최다 수행자’도 3년 만에 ‘그림자 실세’ 조용원에서 박정천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