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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김건희·채상병 특검법 수싸움…추석 끝나자마자 대치 정국 불가피

입력 | 2024-09-18 06:54:00

19일 본회의에 특검법·지역화폐법 등 쟁점법안 상정될 듯
야 단독 처리→여 필리버스터→윤 거부권 도돌이표 가능성
국정감사·국정조사·예산안심사 등 정기국회 내내 진통 예상



[서울=뉴시스] 


 여야가 추석 연휴가 끝나자마자 특별검사법과 지역화폐법을 둘러싸고 강하게 충돌할 전망이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의료 공백 사태 해결에 집중하자”며 미룬 쟁점 법안 상정이 예고돼 대치 정국이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

18일 국회에 따르면 우 의장은 19일 오후 본회의에 김건희 여사·채 상병 특검법과 지역화폐법을 상정할 방침이다.

앞서 민주당은 대정부질문 마지막 날인 지난 12일 이들 3개 법안 처리를 시도할 계획이었으나, 우 의장은 “여야의정 협의체 가동에 집중해야 한다”며 부의 법안은 여야가 19일에 처리할 수 있도록 협의해달라고 제안했다.

여야에 협치 노력을 주문하면서도 마냥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법안 처리 시점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법에 새로 추가된 김 여사의 ‘선거 개입 의혹’의 경우 공직선거법 공소시효(다음달 10일)가 얼마 안 남은 점도 고려했다는 해석도 있다.

여당은 19일 본회의 일정에 대해서도 “합의된 바 없다”며 반대 뜻을 밝혔다. 내부적으론 또다시 무제한 토론, 필리버스터 카드를 꺼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여야가) 26일 본회의 개최 의사일정을 합의했는데, 갑자기 또 19일 일정을 추가해서 협의토록 한 것은 유감”이라며 “국회는 민주당 의총장이 아니다”라고 했다.


추석 전 처리 계획이 무산된 민주당은 이번엔 처리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우 의장이 지난주 법안 처리를 한 주 연기하자 “김건희, 채 상병 특검법을 한시라도 빨리 통과시키라는 게 국민적 열망과 요구”라고 했다.

여야가 본회의 처리 여부를 놓고 치열한 수싸움에 들어간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 가능성이 있어 당분간 극한 대치가 예상된다. 26일에는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법과 방송4법, 노란봉투법 등 거부권으로 국회로 돌아온 6개 법안의 재표결도 예정돼 있다.

다음 달에도 곳곳이 지뢰밭이다. 7일부터 25일까지 실시될 국정감사에서는 김 여사 관련 의혹과 채 상병 사망 사건, 방송 장악 의혹 등을 놓고 여야 충돌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2특검(채 상병·김 여사 특검법) 외에 이들 사안에 대한 국정조사도 강행할 방침이어서 이번 정기국회의 뇌관이 될 전망이다.

내년도 예산안 심사도 진통이 예상된다. 내년 예산안은 올해보다 3.2% 늘어난 총 677조원 규모다. 정부·여당은 긴축재정 기조를 강조하고 있지만, 야당은 “부자감세를 저지하고 불요불급한 예산은 ‘악소리’ 날 만큼 삭감할 것”이라며 대규모 칼질을 예고했다. 정부 예산안에 대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심사는 11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여야 모두 민생을 뒷받침하기 위한 입법을 다짐했지만, 우선 입법 과제는 견해차가 크다. 여당은 정부의 국정 운영을 뒷받침할 민생경제·저출생·의료개혁·미래먹거리·지역균형발전·국민안전 등 6대 분야의 170개 법안을 우선 추진하겠다고 했다. 반면 야당은 정부를 견제할 의정 활동에 주력하겠다며 내수 활성화 법안 102개,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를 지키는 법안 27개 등 165개를 선정했다.

윤 대통령이 키를 잡고 추진하는 연금개혁도 진통이 불가피하다. 정부가 최근 내놓은 개혁안은 세대별 보험료 인상 속도 차등화와 자동안정장치 도입이 골자다. 여당은 이달 안에 연금개혁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이른 시일 내에 최종안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야당은 세대 간 차별과 차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본격 논의에 들어가면 여야간 격론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