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여해 발언하고 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 野 “국민의 명령은 김건희 특검”
민주당 김민석 수석 최고위원은 1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명절의 밥상 최대 화두는 ‘의료대란’과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위법 행위를 향한) ‘분노’였다”며 “민주당은 견고한 ‘정권교체 민심’을 바탕으로 연휴 직후부터 지역화폐법과 채 해병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 등을 처리하고 정권교체의 길을 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수석은 “3개 법안이 처리되더라도 대통령이 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쓰지 않겠냐”는 질문에 “똑같은 일이 반복되더라도 (여론) 토양과 환경은 변했다. 국정 지지도가 20%대로 접어든 대통령이 같은 방식으로 거부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길로 가는 것인가”라고 답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19일부터 특검법 저지를 위한 필리버스터에 들어갈 가능성을 고려해 소속 의원에게 22일까지 국회 근처에서 비상대기할 것을 요청했다. 국회법에 따르면 필리버스터 시작 24시간 후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이 찬성하면 토론을 강제 종료할 수 있다.
민주당은 정기국회에서 ‘채 상병 순직 사건’과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 ‘방송 장악’ ‘동해 유전개발 의혹’ 등 4개 국정조사도 밀어붙일 방침이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끝내 ‘제3자 추천’이 담긴 채 상병 특검법을 내놓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에도 특검법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폐기된다면 관련 국정조사를 야권 단독으로 추진할 명분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 與 “필리버스터·본회의 불참 검토”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특검법 강행 처리 계획에 대해 국정 운영을 방해하고 정부여당의 지지율을 떨어뜨리려는 의도라고 보고 있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장기적으로는 대통령 탄핵까지 계산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당내 신중 기류도 감지된다. 한 여당 의원은 “필리버스터가 얼마나 효율적인 대응 수단인지에 대한 고민이 당내에 상당하다”며 “필리버스터가 반대 여론을 확산하기보다는 오히려 야당이 주도하는 판을 키워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19일 본회의 전 의원총회를 열고 필리버스터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필리버스터를 하지 않을 경우 본회의를 보이콧할 것으로 보인다.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