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부경대에 미국 문화 체험 공간 문 활짝

입력 | 2024-09-19 03:00:00

‘부산아메리칸코너’ 개관식
영어 능력-리더십 향상 위해 마련… 대학교 내에 설치된 건 국내 유일
대학생-청년 위주 프로그램 운영… 월 2회 이상 외교관 등 전문가 특강
강연-질문-답변 모두 영어로 진행



12일 부산아메리칸코너 개관식에서 장영수 부경대 총장(가운데)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12일 오후 부산 남구 국립부경대 대연캠퍼스 정문 옆 미래관 1층의 부산아메리칸코너. 통유리창으로 된 137㎡(약 41평)의 내부 공간이 카페처럼 꾸며져 있었다. 한쪽 벽면 전체에 미국 워싱턴 국회의사당의 모습이 그려져 있고, 그 앞에는 커피 등을 즐길 수 있는 테이블이 여러 개 놓여 있었다. 책장에는 반도체 패권을 쥐려는 각국의 전략을 담은 크리스 밀러의 ‘칩워(Chip War)’와 같은 베스트셀러의 영어 원서 50여 권이 꽂혀 있었다.

이날 부경대는 장영수 총장과 주한 미국대사관 조이 사쿠라이 대사대리, 이준승 부산시 행정부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부산아메리칸코너 개관식을 열었다. 아메리칸코너(코너)는 지역 주민에게 미국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영어 능력과 리더십 향상을 위한 교육을 시행하기 위해 마련된 공간이다. 미국대사관에 근무하는 외교관이 이곳에서 영어로 다양한 주제의 강연을 펼치기도 한다. 대학생과 주민들이 미국 유학에 관한 도움도 얻을 수 있다.

세계 140여 개 국가에 약 600곳의 코너가 있는데, 국내에는 강원 강릉과 경기 평택 등 5곳에서 운영 중이다. 국내 코너 대부분이 지역 도서관 내부에 마련됐고, 대학에 설치된 곳은 여기가 유일하다. 이에 대해 부경대 관계자는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모든 연령층이 이용했던 도서관 내 코너와 다르게 부산아메리칸코너는 대학생과 청년에게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집중적으로 진행할 것”이라며 “접근성이 좋은 만큼 우리 학생들의 프로그램 참여율이 특히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12일 국내에서 유일하게 대학교 안에 공간을 마련한 부산아메리칸코너의 내부 모습. 국립부경대 제공

부산아메리칸코너는 부경대가 공간을 마련하고, 서적과 집기류 등 내부 물품은 주한 미국대사관이 제공하는 방식으로 꾸며졌다. 부경대 글로벌어학교육센터의 외국어 교육 전담 직원이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코너에 상주하며 이용객을 맞는다. 특강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되지 않을 때는 누구든 이곳에서 자유롭게 영어 원서를 읽으며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부경대는 최소 월 2회 이곳에서 외교관이나 4차산업혁명 신기술 분야 전문가가 강사로 참여하는 특강을 개최한다. 강연과 질문, 답변 등이 모두 영어로 이뤄진다. 이조은 글로벌어학교육센터 팀장은 “이달 말 ‘인공지능(AI)이 우리에게 더 나은 미래를 줄 수 있을까’라는 주제의 강연을 진행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관식에 참여한 내빈들은 부산아메리칸코너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장영수 총장은 “주한 미국대사관과 협력한 콘텐츠가 많이 시행되면 우리 재학생은 물론 지역 시민들이 미국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쿠라이 대사대리는 “과거 코너는 미국에 관한 정보를 주는 도서관 역할을 주로 맡았다. 앞으로는 양국 대학생 등이 활발하게 네트워킹하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사쿠라이 대사대리는 인사말을 마치며 한국어로 “함께 갑시다”를 크게 외쳐 많은 박수를 받았다.

국내 첫 코너는 2004년 부산진구 부산시민도서관에 처음 설치돼 운영됐다. 도서관에서의 코너 운영 기간 종료를 앞둔 미국대사관은 부경대와 미래관 1층에 새 공간을 마련하는 것을 협약했다. 부산아메리칸코너는 23일 정식 개관하고 본격적으로 이용객을 맞는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